푸틴, 처음으로 '전쟁' 표현 사용…반전인사들 격분

기사등록 2022/12/23 14:54:30 최종수정 2022/12/23 15:08:43

지난 2월 전쟁 시작 이후 처음

러, 앞서 '전쟁' 단어 사용 불법화

반전인사들 "푸틴도 가둬라"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청년정책에 관한 국무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거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거부했다"라며 "우리 목표는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12.23.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부회의 이후 진행된 TV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군사적 충돌의 플라이휠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작전'이란 표현만 썼을 뿐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전이 시작된 지난 2월24일 이후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표현만 사용해 왔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이라고만 표현한 이유는 이 전쟁이 소수의 군인들만 참전하는 작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 러시아인들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WP는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는 반전시위가 일어나고, 일부 독립언론의 비판적 보도가 나온 뒤 '특별 군사작전'이란 단어 사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군에 대한 '가짜뉴스 유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전쟁'이란 단어의 사용을 불법화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푸틴 대통령의 '전쟁' 표현 사용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감 중인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인 게오르기 알부로프는 트위터를 통해 "알렉세이 고리노프(러시아 시의원)는 의원 회의에서 전쟁을 전쟁이라고 부른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면서 "푸틴은 공개적으로 전쟁을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고리노프를 석방하거나 푸틴을 7년 동안 감옥에 가둬라"라고 적었다.

 니키타 유페레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스몰닌스코예 구의회 의원은 트위터에 "이미 수천 명의 사람이 전쟁을 언급해 기소됐기 때문에, 난 당국에 군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푸틴을 기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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