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적대 세력과 충돌 불가피…사르마트·지르콘 실전배치"(종합2보)

기사등록 2022/12/22 12:23:32 최종수정 2022/12/22 12:44:43

"우크라 여전히 형제국이라 여겨"

"전쟁은 서방 군 확장 정책의 결과"

"서방 수세기 동안 러시아 붕괴 시도"

"서구문명 편입 모든 노력·시도 좌절"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군 장성들이 참석한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핵전력은 러시아 주권 보장의 핵심 요소”라며 “핵전력 전투태세를 지속 향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12.22.
[서울=뉴시스]신정원 유자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적대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옛소련연방 해체 후 서구 문명의 일부가 될 것이란 기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영 받지 못했으며,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도 결국은 서방의 군사 확장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핵 전력 강화 계획도 밝혔다.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조만간 실전 배치하고,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을 내년 1월께 러시아 해군에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 이사회 연례 확대 회의(확대간부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적대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문제는 그것이 언제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우크라이나를 형제 국가로 생각해왔다. 지금도 그렇다"면서 "새 지정학적 조건 하에서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차관을 제공하고 에너지 자원을 거의 무료로 공급하는 등 수년 간 노력해 왔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옛소련연방에서 독립할 때 '중립국'을 선언했다고 상기, "그 때 그들은 어떤 위협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중립국이었고 형제 국가이자 단일문화, 정신적·도덕적 가치와 역사를 공유했다"며 현재의 갈등은 서방의 군사 확장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비극이지만, 우리 잘못은 아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수세기 동안 러시아를 붕괴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의 전략적 적국들은 수세기 동안 우리나라를 붕괴·약화·분열시키려 했다. 새삼스럽지도 않다"면서 "그들이 보기에 러시아는 누군가에게 너무 크고 위협적이어서 분열시키려 했다. 항상 그랬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디를 보든 그들의 목표는 항상 그것이었다"며 "역사적 사실만 봐도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항상 이른바 문명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추구해 왔다. 그래서 우리 손으로 옛소련연방 붕괴를 허용했고, 그럼으로써 소위 문명 세계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우리의 모든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곳에서 환영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차세대 ICBM '사르마트'를 조만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 1만8000㎞,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위력의 2000배에 달한다. 최대 15개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은 내년 1월 러시아 해군에 실전 배치한다. 최대 사거리는 1000㎞이며, 탐지와 방어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회의에서 법률상의 현역군인 규모 100만명을 150만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의무 징병 연령을 현 18~27세에서 21~30세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날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개전 후 처음으로 해외 방문길에 나섰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확전, 미 직접 개입, 타깃' 등을 경고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첫 지원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새 무기 지원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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