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 시간당 1~3㎝ 눈…대설특보 내려
제설된 눈 녹아 곳곳 '진창'…넘어지는 시민도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와" "길 미끄러워 조심"
[서울=뉴시스]정진형 박광온 임철휘 기자 = 21일 수요일 새벽부터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눈폭탄'이 쏟아지며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북북부, 경북북부내륙, 제주도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됐고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북부내륙에 시간당 1~3㎝의 눈이 내려 쌓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께부터 둘러본 서울 관악구와 구로구, 강남구 등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로 분주했다. 기온이 오르며 새벽까지 함박눈으로 내리던 눈이 점차 진눈깨비로 바뀌 행인들은 우산을 쓰거나 외투에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걸음을 재촉했다.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가 일찍부터 눈을 치우고 제설제를 뿌려 도로와 인도 모두 눈이 치워진 모습이었지만, 제설 과정에서 녹았던 눈과 하늘에서 계속 내리는 눈이 뒤섞여 도로 곳곳이 진창처럼 변해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2호선 사당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5)씨는 경기도 안양쪽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하필 눈도 많이 와서 출근길이 늦을 거 같다"며 "원래 겨울과 눈을 좋아하는데 눈만 오면 출근길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약간 경사진 언덕받이에서 걸어가던 중년 여성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주변의 다른 행인들이 "괜찮으시냐"고 물으며 몸을 일으켜주기도 했다.
당국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해 집에 차를 놓고 출근한 직장인들도 많았다.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A씨는 경기도 용인 집에서 1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버스가 5분 정도 늦게 왔다. 오는 길에 차는 안 막혀서 괜찮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직장인 B씨도 "평소에도 걸어서 출퇴근한다"며 "15분 걸리는 길인데 (눈으로) 미끄러워서 5분 정도 걸린 거 같다"고 말했다.
강남역 앞 횡단보도에서 만난 20대 여성 직장인은 "집 앞 길이 안 좋아서 타야하는 열차를 놓쳤다. 원래는 10분 정도 일찍 도착한다"고 말했다. 다급한 지 연신 휴대전화 시간을 확인하던 그는 신호가 바뀌자마자 잰걸음을 놀렸다.
금천구에서 구로구 직장으로 차량으로 출근하는 김모(35)씨는 "눈이 잘 치워져 있었지만 고갯길에서는 도리없이 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어 아찔했다"며 "길이 막히진 않았지만 다들 조심스럽게 운전하다보니 평소보다 4, 5분은 걸린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전 9시 현재 서울 도심 전체 속도는 시속 16.1㎞로 서행 중이다.
눈은 오후까지 중부지방, 경북북부내륙, 제주도산지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도 낮에는 2~9도로 영상권으로 올라 도로에서 녹았던 눈이 오후부터 기온이 내려가 다시 얼어붙는 '블랙아이스'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퇴근길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특히 충청권내륙과 남부내륙을 중심으로 내렸던 비 또는 눈이 지면에서 얼면서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대설위기경보 수준을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며 제설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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