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불공정 하도급 행위 첫 인용 사례
대금 지급·손해 배상·교육 이수 방안 제시
하청업체 부당특약 등 신속 피해구제 기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조경 공사를 맡긴 하청업체에 대금 미지급과 부당특약 등 이른바 갑질 행위를 한 유진종합건설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다.
동의의결제도를 하도급 분야까지 확대한 이래 첫 인용 사례로 갑질 피해를 입은 하청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소회의에서 '유진종합건설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건' 관련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진종합건설(옛 삼도건설)은 지난 10월13일 공정위가 조사 중인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유진종합건설이 2019년 3월15일 수급사업자에게 '김천 신음지구 삼도뷰엔빌W 아파트 신축공사 중 조경식재 및 시설물 공사'를 위탁하면서 추가공사대금을 미지급하고 부당특약을 설정해 손해액을 발생시키는 등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유진종합건설은 법 위반 여부를 다투기보다는 수급사업자의 경제적 손실 등을 자발적으로 빠르게 해소하는 것이 상생·협력과 향후 올바른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유진종합건설은 시정방안으로 ▲하도급대금 지급 ▲민사상 손해배상 ▲하도급법 교육이수를 제시했다.
먼저 추가위탁 시점에 당사자 간 추가공사대금이 합의되지 않아 미지급된 하도급대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급사업자가 요구하는 추가공사대금 3억1429만원과 하도급법상 지연이자(연 15.5%)를 전액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당특약으로 인해 발생한 수급사업자의 손해액 2억7527만원과 상법상 연 6%의 법정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하도급법 위반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공정위가 인정하는 하도급법 교육을 이수하고 소속 임직원 대상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유진종합건설의 시정 방안이 불공정한 하도급거래행위의 자발적 해결을 통한 신속한 수급사업자 피해구제와 거래질서 개선 등 동의의결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개시요건 충족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동의의결 제도는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조사 중인 사안이라도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그동안 하도급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위법성 확인이나 시정조치가 있더라도 하도급대금 이외 손해액은 수급사업자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아야 했다.
하도급법에 동의의결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공정위가 하도급법에 따른 지급 명령을 할 수 없는 부당특약으로 인한 수급사업자의 민사상 손해까지도 신속하게 회복 가능하다.
공정위는 유진종합건설과 협의해 시정방안을 보완하고 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동의의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 분야 동의의결 절차 첫 개시 사례로 기존 법집행 방법보다 신속하고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시정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에 다시 공정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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