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고발사주' 의혹 보도된 날 대검 PC 포맷…증거 인멸"

기사등록 2022/12/20 14:47:00 최종수정 2022/12/20 14:48:40

"재판 증거 통해 입증…검사들이 수사 방해"

"공수처, 철저 수사해야…명예 회복하는 길"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범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의 고발사주 사건 은폐조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2.2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고발사주' 의혹 보도가 나간 바로 그날, 논란의 대검 수정관실은 사용하던 PC 25대의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9월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이 보도됐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어제 재판에 제출된 증거자료를 통해 입증됐다. 현재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실에 근무 중인 당시 검찰수사관이 판사 앞에서 생생하게 증언했다"며 "검사들이 앞장서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수사 대상이었던 임홍석 검사의 휴대전화에는 삭제 데이터 복원 방지를 위한 안티포렌식 앱이 무려 3차례나 설치됐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며 "한 차례는 판사 사찰문건으로 수정관실이 감찰부의 압수수색을 받을 때였고, 마지막은 고발사주로 인한 감찰을 받던 당시였다. 해당 수사관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통상적이라 할 수 없고 굉장히 의심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도대체 검찰은 무엇을 감추고 싶었냐"며 "'회사 사주(社主)를 말하는 줄 알았다'는 윤석열 당시 후보를 감춰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김 의원이 손준성 검사에게 직접 고발장을 전달받지 않고 제3자에게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의원을 무혐의 처리한 것"이라며 "그러나 고발사주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관의 진술은 달랐다. 법정에서 수사관은 '제3자가 개입했다는 진술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진실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검사들만 보호하려는 조작의 달인, 검찰 지상주의의 놀라운 발로"라며 "하지만 재판을 통해, 뒤늦게나마 조직적 은폐와 조작을 통해 가려져 왔었던 고발사주의 실체적 진실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검찰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중대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공수처는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범계 대책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는 전면적인 수사개시를 해야할 것"이라며 "공수처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이 사건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한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법적인 정통성 도덕적인 정당성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사건이다. 만일 이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했다면 윤석열 정부의 뿌리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또 "사건이 엄중한 만큼, 이번 정부의 정통성 도덕성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공수처도 공수처지만 검찰이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