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韓 '굳건했어야' 발언, 국가 책무 벗으려는 의도 아냐"(종합2보)

기사등록 2022/12/15 21:11:10 최종수정 2022/12/15 21:22:40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유가족 상처받지 않길"

정의당 "韓, 충격적인 망언"…민주당 "尹정부 태도, 몰염치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초일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1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여동준 기자 = 총리실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에 "생각이 조금 더 굳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발언한 데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15일 오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 총리는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한 총리의 발언이 왜곡돼 확대되며 유가족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태원에 함께 갔던 친구 2명을 현장에서 떠나보낸 17살 이 모 군은 학교 차원의 상담과 함께 일주일에 2번 병원 심리 치료를 받아왔다. 다만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심리치료는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숨진 학생의 경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나. 또 원스톱 종합지원센터에서 학생에게 어떤 부분을 지원했나'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이 조금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라우마) 지원센터에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발언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충격적인 망언을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참사 생존자 청소년의 부모님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세상을 등지기 전 온라인 상의 망언들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했다"며 "사회관계망(SNS)상에 떠도는 악성 댓글들은 한 총리와 정부·여당의 망언들이 키운 괴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치는 악성댓글에 날개 달아주는 꼴"이라며 "참으로 자격 없다. 더 이상 지켜보기도, 견디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한 총리를 향해 "극단적 선택을 한 10·29 참사 생존자에 대한 발언은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종합지원센터의 빈약한 트라우마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제기했어야한다는 말로 정부 지원체제의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며 "그런데도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 한 총리의 발언은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영정도, 위패도 없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태도는 뻔뻔하다"며 "누가 158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도록 방치했냐. 바로 정부이다. 그런데도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지금도 수많은 생존자와 유가족이 비극적 참사에 힘겨워 하고 있다"며 "정부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 치료 지원은 물론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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