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시위 악화로 14일 국방부간 선언
30일간 집회와 시위, 개인의 자유 정지
카스티요 석방요구 시위 전국 확산..진압대 파견
루이스 오타롤라 페나란다 국방장관은 그 동안 수 천명씩 거리로 몰려나온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약탈, 고속도로 점거 등의 행위가 " 정부의 강력하고 권위있는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비상사태 선언으로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가 정지되며 경찰이 모든 전권을 행사하고 군이 이를 지원한다. 사법부의 영장이나 본인의 허락 없이 모든 국민의 가택 수색도 가능하다.
하지만 오타롤라 국방부장관은 아직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비상사태 선언이 국무회의의 동의를 얻어 선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내용에는 국회가 지난 주에 카스티요 대통령을 탄핵, 축출한 이후에 대통령에 취임한 디나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볼루아르테는 자신과 국회를 향해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연일 진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14일 비상사태 선언에 앞서 볼루아르테는 " 페루에서는 또다시 유혈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볼루아르테는 즉시 조기총선을 실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앞으로 1년 뒤에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그녀가 제안했던 날짜 보다 몇 달 더 앞당긴 것이지만, 아무도 거기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볼루아르테가 2023년 12월을 총선 날짜로 기자들에게 밝힌 것은 카스티요를 반란죄로 18개월 동안 감옥에 계속 수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청문회 직전이었다. 하지만 판사는 카스티요의 출정 거부로 이 청문회를 무기 연기했다.
볼루아르테는 "내가 말하고 싶은 단 한가지는 우리는 이미 80년대와 90년대의 혹독한 경험을 했으며 그 고통스러운 역사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제발 진정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시 페루의 최대 반정부 게릴라 단체였던 '빛나는 길'( Shinig Path )의 주도로 수없이 많은 차량 폭탄테러와 암살 사건의 보복전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던 최악의 혼란기를 말한다.
빛나는 길은 마오이즘(Maoism)을 추종하는 사회주의자들로 구성된 남미에서 가장 과격한 성향의 게릴라전 집단이었다. 이들의 게릴라 활동은 수많은 반군단체의 테러와 정부의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약 7만여명 중 거의 절반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에도 최소 7명이 숨졌고, 14일에도 10대 한 명이 안다후아일라스에서 시위도중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숨졌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국가비상사태 선언으로 페루는 경찰국가나 인권탄압을 일삼는 권위주의 국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이 14일 입수한 카스티요의 측근 마우로 곤살레스의 손편지에 따르면 카스티요는 미주인권위원회가 자신과 페루국민에 대한 인권 침해에 개입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위원회는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법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루 국방부는 12일 현재 반정부 시위에 나선 사람들의 수는 전국적으로 8000명에 불과하며 2021년 7월 카스티요가 대통령 선거의 결선 투표에서 50.1%의 박빙 과반수를 얻어 당선했을 때의 880만표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볼루아르테는 14일 시위진압 경찰 가운데 200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그 중 2명을 병원으로 문병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시위사태의 배후에 있는 것은 소수의 조직원들이라며 대부분은 이들의 선동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시위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페루의 수도 리마와 아레키파를 비롯한 지방 도시에는 무장군대가 파견되었지만 수도에서 먼 지역에까지 보안군의 힘이 미치는 데에는 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