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소청과 입원진료 중단…진료체계 붕괴 우려 커져

기사등록 2022/12/12 16:44:24 최종수정 2022/12/16 17:54:41

"내년 2월말까지 소청과 입원진료 잠정 중단"

내년 상반기 전공의 정원 4명인데 지원자 0명

전국 수련병원 중 서울아산병원만 정원 채워

[서울=뉴시스]가천대 길병원 전경. (사진= 길병원 제공)2022.10.2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인천의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하면서 소아 진료체계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길병원은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길병원은 최근 몇 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원 환자를 진료할 인력이 부족해 내년 3월께 전문의가 충원되면 입원 환자 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다. 

실제 내년 상반기 전공의 1년차 모집에서 정원이 4명인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에 돌입하면 2년차 전공의 1명밖에 남지 않아 입원 환자 진료가 불가능해진다.

다만 소아청소년과 입원 환자 진료가 재개될 때까지 외래 진료와 소아응급실 운영은 유지된다. 길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 입원은 중단되지만, 외래 일반 검사나 내시경, 심장 초음파 같은 특수 검사는 지금처럼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다른 상급병원도 마찬가지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로 해마다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도 전공의 지원율은 15.9%로 최저를 찍었다.

올해 하반기의 경우 전국 수련병원 66곳에서 내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로 205명을 모집했지만 33명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레지던트를 확보한 병원은 11곳에 그쳤다.

세브란스병원은 11명을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3명을 모집했지만 원서 접수자는 한 명 뿐이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도 각각 3명, 10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정원을 채운 유일한 병원은 정원이 8명인데 10명이 원서를 낸 서울아산병원 뿐이다.  

학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소청과는 저출산과 코로나로 진료량이 40% 격감한 가운데 필수 진료과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없어 전공의 기피 현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전문인력 부족으로 고난이도, 중환자 진료 및 응급진료의 축소와 위축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환자 안전과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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