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막아야"…사회재난 대비 경기도 대규모 합동훈련

기사등록 2022/12/08 13:09:15

에스컬레이터·가벽 붕괴·교통 사고 발생 재현 훈련

김동연 "도민 안전과 생명 확보 위한 훈련…안전에 만전"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2022 사회재난 대비 경기도 기관 합동훈련'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압사 사고를 가정한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2022.12.08.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가 10·29 참사와 같은 사회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수원시,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이 함께하는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8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에는 경기도, 도 소방재난본부, 경찰, 한전, KT, 인근 병원 등 32개 기관 관계자 500여 명이 합동훈련을 위해 모였다. 헬기, 구급차, 소방차 등 장비 85대가 동원됐다.

이번 훈련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김 지사의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자리다.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역주행·가벽 붕괴 압사 사고·3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실제 사고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정된 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롯데몰 1층 시민들이 빽빽하게 서 있던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일부가 앞으로 쏠려 깔리는 사고가 재현됐다. 시민들은 실제 상황처럼 "으아악"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살려주세요"를 외쳤다. 곧바로 주변에 있던 롯데몰 관계자와 지나가던 시민들이 합심해 사고를 당한 시민들을 도왔다.

오전 9시6분 선착대 구조대원이 도착했고, 거동이 가능한 시민들은 구조대원의 지시에 따라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 반대편과 위쪽으로 빠져나왔다.

중상을 당한 시민들을 들것에 실어 한쪽으로 옮겨 눕힌 뒤 다친 곳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또 사망자로 설정된 마네킹을 한쪽에 옮겨 사망자와 부상자를 구분하고, "CPR 가능하신 분 있으시면 도와주세요"라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재현했다.

바닥에 누운 부상자에게는 긴급환자와 응급환자로 나누는 빨간색과 형광색 팔찌가 채워졌고, 자동제세동기·기계식압박장치 등 장비가 동원돼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2022 사회재난 합동훈련'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다. 2022.12.08. jtk@newsis.com

외부로 이어지는 1층 출입구에서는 가벽이 무너져 발생한 압사사고가 연출됐다. 상자로 만든 가벽 아래 마네킹이 깔려 있었고, 구급대는 지지대와 에어백으로 공간을 확보해 차례차례 부상자를 구출해 이송했다.

쇼핑몰 밖 주차장 앞에 벌어진 3중 추돌 사고 현장에는 대형 버스 2대와 승용차 1대 등 실제 차량 3대가 동원됐다.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찌그러진 승용차 유리창을 깨고, 차체를 뜯어 부상자를 구조했다. 버스에 고립된 사람들은 사다리를 통해 유리창 밖으로 나왔다.

이날 훈련은 구조자가 쇼핑몰 주차장에 마련된 현장 응급의료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과정까지 재현됐다.

경상자는 녹색 비응급(MINOR),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심한 부상을 입은 사람은 황색 응급(DELAYED), 사망에 이르기 직전인 위급환자는 적색 긴급(IMMEDIATE) 구역으로 각각 이송돼 구급대의 조치를 받았다. 바로 옆 '임시 영안실'이라고 적힌 검은 천막에는 사망자인 마네킹이 옮겨졌다.

아울러 상공에서는 구조헬기가 건물 옥상으로 옮겨진 부상자를 태워 후송하는 훈련도 진행됐다.

비록 모의훈련이지만, 실제 상황처럼 대응이 이뤄진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부상자 역할을 맡은 신안산대학교 소방안전학과 학생들과 의용소방대원 120여 명은 실제 다친 것처럼 연기했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의 구조작업도 실제상황을 방불케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2022 사회재난 합동훈련'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압사 사고를 가장한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2.08. jtk@newsis.com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직접 현장에 나와 재난에 대응했다. 김 지사는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가벽 붕괴, 교통사고 현장을 차례로 둘러보면서 상황에 따른 구조 방법과 대응 조치를 안내받았다.

또 무전기를 들고 재난안전통신망(PS-LTE)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이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이 함께 모인 긴급구조통제단 통합지휘 회의,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발생 및 대처상황을 공유하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고 사회재난훈련에 참여했다. 자연 재난에 대한 대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사회재난을 대비하는 훈련은 처음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유관기관과 함께 대비해야 한다. 또 오늘 훈련에서 눈에 띈 보완점이 있다면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고 보니까 10·29 참사가 생각나 가슴이 먹먹했다. 공직자로서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만약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좋은 훈련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훈련은 지난달 김 지사가 발표한 5대 안전대책 중 '사회재난 합동훈련'의 하나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안전예방핫라인 ▲도민안전혁신단 ▲사회재난 합동훈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강화 ▲국민안전자문회의 설치 제안 등 5개 대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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