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30만대...2017년부터 5년간 60여건 발생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경북 영주시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 택시가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운전자가 숨졌다.
앞서 지난 6월에도 부산 남해고속도로에서 아이오닉5가 충격 흡수대를 들이받은 뒤 전소해 운전자 2명이 사망했다.
해외에서도 전기차 화재 사고가 빈번하다.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 주에선 테슬라 모델S가 충돌사고 뒤 화염에 휩싸여 소방관이 7시간 동안 10만6000여L의 물을 쏟아 부은 후에야 불이 꺼졌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포르셰 전기차 타이칸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사고수 많지 않지만 위험성 높아
현재 한국의 전기차 누적수는 올 상반기 기준 30만여대에 달한다.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전기차 운행대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7년~2022년 12월) 전기차 화재는 61건이 발생했다. 특히 2021년 후 34건으로 해가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내연기관차 화재는 4530건이었다. 내연기관차의 등록대수가 2491만대이므로 비율로는 0.02% 정도다. 같은 기간 전기차 수는 23만대 중 23건으로 화재 비율이 0.01% 수준이다.
단순비교로 볼 때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의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사고 시 화재가 단기간에 크게 발생해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생긴다는 게 문제다.
◆전기차 화재 원인...외부 충격·배터리 결함 등 다양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는 통상 외부충격, 배터리 결함, 과충전 등이 지목된다.
특히 배터리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어렵고, 진화 후 다시 불이 붙는 경우도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 발화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배터리 외적인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2017년 이후 올해 5월까지 45건의 전기차 화재 중 전기적 요인은 10건으로 전체의 22.2%를 차지했다. 이어 미상 10건(22.2%), 교통사고 8건(17.7%), 부주의 7건(15.5%), 기계적 요인 4건(8.8%), 화학적 요인 3건(6.6%) 등의 순이었다.
◆전기차 화재 방지...안전수칙과 기술개발 필요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충전 안전수칙 준수, 빠른 신고, 기술개발 등이 꼽힌다. 우선 전기차 충전시설 안전수칙으로는 충전 시 급속충전보다 배터리에 영향을 덜 주는 완속충전으로 충전해야 한다.
또 충전기 전원이 차단돼 있을 때 강제로 사용해선 안 된다. 충전기 커넥터와 충전 소켓 부위에 물기가 있을 경우 사용 금지하고 차량용 소화기 비치를 해야 한다.
아울러 운전자는 전기차에서 연기 발생시 즉시 소방서에 화재신고를 하고 그 때 반드시 '전기차 화재'라고 알려야 한다.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주변으로 차량을 이동시키고 여의치 않으면 빠른 대피가 최우선이다.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셀의 열폭주를 지연시키는 난연 재질 같은 소재를 개발하고 셀간 열전이를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용 배터리 안전성 시험에 열폭주 평가항목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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