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등 두나무 임원진 3명, 1심 이어 2심도 무죄
재판부 "증거 수집 위법…증거능력 없어"
두나무 "법원의 판단 존중"
향후 신사업 추진 박차 예정...행보 넓어질듯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이 7일 열린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두나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2심에서도 무죄를 받으며 오너리스크 짐을 덜어낸 두나무는 기존에 추진했던 신사업 전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심담 이승련 엄상필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의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두나무 최고재무책임자(CFO) 남모 씨, 데이터밸류실장 김모 씨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허위 계정을 통해 거액의 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해 회원들로부터 약 1500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주요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만큼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검찰이 제출한 거래내역 파일, 이동식 저장장치(USB)와 노트북 컴퓨터 등에서 압수된 문서 등 공소사실을 입증할 주요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검찰은 두나무 회의실에서 임직원들에게 아마존 클라우드에 접속하게 한 후 '8' 계정 거래내역을 내려받게 했다"며 "이런 원격 전산 서버는 압수수색영장에 수색 장소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의 능력을 모두 인정한다고 해도 해당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2심 판결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두나무가 현재 벌이고 있는 각종 신사업에 차질이 생길 거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신뢰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오너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기업 입장에서도 향후 사업 전개에 속도를 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송 의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모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향후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두나무가 대체불가토큰(NFT)과 웹3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해당 사업을 중심으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업비트 NFT'를 통해 NFT 사업을 확장 중이며, 하이브(HYBE)와 합작해 설립한 조인트 벤처(JV)인 레벨스(Levvels)를 통해 웹3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앞서 1심에서 "업비트 측에서 주문과 매수·매도가 주기적으로 이뤄진 적은 있지만 이와 같은 거래 행위로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인위적으로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사가 이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 역시 없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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