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슈끄지 암살 배후' 빈 살만 소송 기각

기사등록 2022/12/07 11:44:18

"살인관여 믿을 만한 주장 제기됐지만"

"바이든 제기 면책특권, 선택여지 없어"

빈살만 등 美 자유롭게 여행 가능해져

유죄판결시 재정위기 빠질 수 있던 美

[아테네= AP/뉴시스] 그리스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대한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이를 제기했던 소송을 기각했다고 6일(현지시간) 가디언, AFP통신 등 외신은 보도했다.

존 베이츠 워싱턴 D.C 연방판사는 "카슈끄지의 약혼녀 등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빈 살만이 살인에 관여했다는 믿을 만한 주장이 제기됐다"면서도 "지난달 17일 미 법원에 제출된 면책특권을 거부할 힘이 없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베이츠는 "살인과 관련한 주장들과 빈 살만이 총리로 임명된 시점 등에 대해 여전히 불편함이 남아있다"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선 (면책특권으로 인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출신 워싱턴포스트(WP) 칼럼리스트 카슈끄지는 사우디 반 체제 언론인으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자주 써왔다.
[이스탄불=AP/뉴시스]지난 2020년 10월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아라비아 영사관 부근에서 사망 2주년을 맞아 숨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포스터를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2022.11.14.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카슈끄지 암살사건과 관련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는 카슈끄지 약혼녀가 빈 살만 왕세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 국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밝혀졌다.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2월 혼인신고차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게 살해됐다. 이 사건은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관계를 고조시켰다.

이후 약혼녀와 시민단체 등은 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 등 28명을 상대로 미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면책 특권을 제출했고, 미 상원의원까지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기각 결정으로 빈 살만 왕세자와 그의 측근들은 미국과 다른 관할 지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만약 그가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미국은 재정적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고 가디언은 말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앰네스티 사무총장인 칼라마르는 가디언에 보낸 성명에서 "사우디부터 튀르키예 대통령, 바이든까지 카슈끄지의 국가적 살인에 대한 면책에 기여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와 인권은 반복해서 배신당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있다"며 "그래도 우리는 싸운다. 그리고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우리는 진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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