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끝 '무적함대' 스페인 누르고 첫 8강 진출
하키미·지예흐 등 유럽 태생으로 빅리그에서 활약
'세계 2위' 벨기에 이어 '7위' 스페인까지 집어삼켜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대회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혈투 끝에 3-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위 벨기에를 2-0으로 누르며 조 1위로 36년 만에 16강에 오른 모로코발 태풍을 스페인까지 집어삼켰다.
FIFA 랭킹 22위인 모로코는 수치상 한참 위에 있는 나라들을 연달아 제압하고 있다.
이번 대회엔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모로코, 튀니지까지 아랍권 국가 5개 나라가 출전했는데, 8강에 오른 팀은 모로코가 유일하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엔 모로코 서포터즈뿐만 아니라 아랍권 팬들이 응집해 모로코의 승리를 응원했다.
조별리그 내내 한국의 홈 구장처럼 쓰였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모로코의 붉은 유니폼으로 물들었고, 마치 모로코의 홈 경기를 방불케 했다.
모로코의 8강 진출을 '돌풍'이란 단어로 표현하지만, 사실 그들의 선수 면면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프랑스 강호 파리생제르맹(PSG)에서 뛰는 모로코의 측면 수비수인 아슈라프 하키미는 스페인 태생으로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 등을 거쳤다.
또 중앙 수비수 라우만 사이스(베식타스)는 프랑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첼시), 수프얀 암라바뜨(피오렌티나)는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랐다.
이들은 모두 유럽 축구 강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배웠고,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아프리카 국가지만, 모로코의 축구 스타일이 유럽의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과 유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였던 가나처럼 월드컵을 앞두고 급조된 팀도 아니다.
대부분이 일찌감치 모로코 대표팀을 택해 오랜 기간 발을 맞춰왔다.
유럽과 남미의 강세가 두드러지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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