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家 오너 2세 '형제 경영' 본격화…유통·신소재 역할 분담

기사등록 2022/12/06 15:38:57 최종수정 2022/12/06 15:46:43

홍석조 회장 차남 홍정혁 사장 승진 이후 BGF리테일(편의점 CU) 지분 모두 정리

홍정국 유통-홍정혁 소재 산업 각각 맡아…중장기적으로 계열 분리 전망도

홍정국 BGF리테일 사장(왼쪽)과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사진제공 = BGF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BGF그룹 오너가 2세들의 '형제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홍석조 회장의 두 아들이 모두 사장 타이틀을 달며 각자 맡은 사업 영역에서 지배력 키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BGF그룹 오너 일가는 장남 홍정국 BGF리테일 사장이 본업인 유통(편의점 CU) 사업을,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은 새 먹거리인 소재 산업을 맡는 구조로 형제가 사업 영역을 나눠 이끌고 있다.

홍정혁 사장은 올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사장 자리에 오른 뒤 홍 사장은 소유하고 있던 BGF리테일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일각에선 홍 사장이 신사업을 주도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만큼 중장기적으로 계열 분리를 통해 독자 경영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정혁 사장은 지난 1일부터 5일 사이 세 차례에 걸쳐 BGF리테일 주식 1만3776주를 매도했다. 이는 약 28억원 규모에 달한다.

승계구도가 뚜렷해진 만큼 BGF리테일의 지분을 계속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최근 홍석조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그룹 지주사 BGF 주식 2005만190주(21.14%)를 장남과 차남에게 절반씩 똑같이 넘기며 두 아들의 지배력 강화에도 힘을 실어줬다.

이번 지분 증여로 홍석조 회장이 보유한 BGF 주식은 기존 5015만9215주에서 3100만9025주로 줄었다. 지분율도 32.4%로 줄었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자리는 유지했다.

홍정국 사장은 20.77%(1987만8040주), 홍정혁 사장은 10.5%(1005만0812주)의 지분율을 각각 보유하게 됐다. 

BGF그룹 2세 경영자들이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계열 분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사장 모두 지주사인 BGF 지분을 소유했기 때문에 계열 분리를 할 경우 인적 분할을 통한 사업 분리가 가장 유력하다.

인적 분할은 계열 분리를 하는 기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분할 방식 중 하나다. 지난해 LG그룹이 LX그룹과 계열 분리를 했을 당시에도 지주사 ㈜LG를 인적 분할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유통 업계에서 '형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또다른 그룹인 현대백화점그룹도 최근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회사 측은 아직 "(계열 분리는)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홍정혁 사장이 신사업에 안착하게 되면 BGF그룹이 유통 부문과 신소재 부문을 나눠 홀로서기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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