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르투갈 꺾고 H조 2위로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
마스크 투혼 손흥민,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 도와…포르투갈에 2-1 역전승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울버햄튼)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승1무1패(승점 4)가 된 한국은 포르투갈(2승1패 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처음에 실점하면서 진짜 엄청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고 희생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2018년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못 얻어냈는데 이번에는 특별하게 결과까지 얻어서 기쁘다.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잘해줬다"며 "주장이 부족했는데 커버해줘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또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준 덕에 선수들이 한 발 더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아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저보다 선수들한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6강전에 관해서는 "저희한테 큰 목표였고 다가오는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축구는 결과를 모른다"며 "며칠 동안 잘 준비해서 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해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또 믹스트존에서 "소감이 따로 필요하겠나. 선수들이 모두 자랑스럽다"면서도 "오늘까지만 이 감정을 느끼고, 기쁜 순간이지만 침착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16강 진출 소감은.
"소감이 따로 필요하겠나. 선수들이 다 자랑스럽고, 여기 있는 기자들도 자랑스러울 것이다. 기쁜 순간이지만 침착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경기 후에 울었는데.
"기쁘다.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걸 제일 가까이서 본 사람이다. 여기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갈 자격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나다. 주장으로서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감정적으로 매우 좋은 순간이었다. 경기를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분명히 많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은 그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내서 감정적으로 좋았다."
-헤딩을 두 차례 하고 마스크를 벗기도 했는데.
"벗으면 안 된다. 사실 벗으면 안 된다. 수술한 지가 생각해보면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뼈가 붙는데 최소 3개월은 걸린다. 뼈가 살짝 이제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모자란 상황인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위치다. 좋아서 해야 할 임무를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게 아니고 리스크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해야 하는 게 나의 마음이다."
-역전골을 패스할 때, 황희찬이 보였나.
"보고 패스했다. 사실 TV로 축구를 볼 때는 '안 보고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떻게 줘야 좋겠구나 라는 걸 짧은 순간에 생각하면서 플레이한다. 70~80m 뛰어가서 쉬운 판단은 아니었다. 공간이 있으면 직접 때려보려고 했는데 희찬이가 뛰어오는 게 살짝 보였다. 공간이 없었는데 '아, 여기구나' 한 게 다리 사이였는데 공이 운 좋게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를 잘했다. 기적적인 장면을 만든 것 같다."
-16강 진출 기분은 어떤가.
"좋지만 끝난 게 아니다.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더 노력할 것이다. 좋아하고 들떠 있지만 오늘까지는 이 감정을 느끼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기적을 썼으면 한다."
-하프타임에 어떤 조언을 했나.
"더 이상 골을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우리에게 찬스가 올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골 먹지 말고, 기회에서 결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모두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희생하고 싸워준 덕에 승리를 장식할 수 있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이겼지만 16강에 가지 못했는데.
"그때 생각은 전혀 안 났다. 경기 후에 동그랗게 모여 있을 때, 가장 많이 했던 말들이 우리는 정말 올라갈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잘 못 들었지만 다른 경기 영상들, 결과를 보면서 몇 분, 몇 초 남았냐 하는데 저는 제 말하기가 바빴다. 너희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만 했다. 4년 전, 생각보다는 지금 이 상황이 기쁘고, 자랑스러운 게 훨씬 컸다."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데 동료들에게 빨리 오라고 했는데.
"선수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1분, 1초가 아까웠다. 골을 넣었는데 얼마나 좋았겠나. 간절했기 때문에 저도 뛰어가고 싶고, 안아주고 싶었지만 급했다. 잘하고 싶어서 그랬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골을 넣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나.
"기회를 믿었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을 할 수가 없다. 많은 찬스를 만드는 건 어렵다. 좀 더 수비적으로 골을 먹지 않게 하는 게 당연한데 그런 상황에서 조금의 기회라도 왔을 때,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오늘은 잘 이뤄진 것이다. 골을 넣는 건 어떤 팀이든 어렵다. 작은 찬스라도 믿으며 이런 것들을 더 발전한다면 더 단단한 팀, 좋은 팀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겠나.
"지금은 매우 좋아하고, 축하하고 축하를 받아야 할 순간이다. 그러나 다음 경기가 금방 온다. 그 순간부터는 상대가 누구인지 나올 것이고, 잘 준비를 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올라가겠다는 약속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마음은 우승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어떤 팀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잘 준비하고, 결과가 좋다면 다음 경기를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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