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달 초 TTC서 가시적 성과 기대"
"美기업 유럽서 받는 동등한 대우 원해"
외신 "옵션 제한적…구체적 해결책 없어"
EU, 美와 무역 전쟁·서방 분열 우려
유럽연합(EU) 통상 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무장관이사회 무역 분야 회의를 열었다. EU는 보도자료에서 "미국과 EU의 무역 관계, 특히 IRA에 담긴 "차별적인 조항"이 EU에 미칠 파장과 해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내달 5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EU 무역기술위원회(TTC) 회의를 2주 남짓 앞두고 열렸다. EU는 IRA의 "차별적인 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이미 두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의장국인 체코 측은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미국의 IRA가 EU의 제조 기반에 미칠 수 있는 상당한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이에 대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환영하며 이 과정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TTC 차기 회의와 그 이후의 회의 과제는 무역과 기술 2개의 기둥 모두에서 훨씬 더 가시적인 결과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 기업 및 수출이 유럽에서 취급 받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유럽 기업 및 수출이 미국에서 취급되길 원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12월5일 TTC 회의에서 양측(미-EU) 간 다뤄질 것"이라며 "지난해 6월 출범한 이 포럼의 목표는 전략적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EU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미국에 캐나다, 멕시코와 동일한 전기차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3개국 자유무역협정(FTA)인 미·캐나다·멕시코협정(USMCA)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 등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로뉴스는 "EU국가들은 미국 보조금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며 "IRA이 발효되기까지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미국의 IRA이 서방 간 무역 분쟁을 촉발해 분열을 야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EU 무역·개발 장관들도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네덜란드 장관은 도착하자마자 IRA에 대해 "솔직히 매우 걱정스럽다. 무역 전쟁은 미국과 유럽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어떤 식으로든 피하고 싶다. 무역 전쟁은 아무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 장관은 "미국이 일을 망쳐놨다(put a spanner in the works)"고 비판했고, 프랑스 장관은 "미국 보조금 367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는 실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프랑스는 IRA에 상응하는 이른바 '유럽산 구매법' 보복 조치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조금 경쟁을 하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체코 측은 "보조금 경쟁은 매우 위험한 게임이며 보통 승자는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이 차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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