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펙트럼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베돈' 성공에 집중"
"스펙트럼 R&D 인력 75% 감축…임상 3상 여부 특정 못해"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미국 신속승인이 불발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에 대해 우선순위를 낮추고 전략적인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스펙트럼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5일 6시(한국시간 25일 20시) "미국 FDA로부터 현 시점에서는 포지오티닙을 승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보완요청서한(CRL)을 수령했다"며 "포지오티닙 과제의 우선순위를 즉각 낮추고 지난 9월 FDA 시판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베돈'의 마케팅 및 판매에 회사 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항암제로,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HER2) 엑손 20번에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쓰이도록 개발됐다.
앞서 스펙트럼이 작년 12월 FDA에 포지오티닙의 신약 시판허가를 신청해 포지오티닙은 임상 3상 없이 2상 결과만으로 승인받는 신속 승인 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달 FDA의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이 약 승인에 대해 부정적인 권고를 내며, 이번 결과가 뒤따랐다. ODAC는 공청회에서 포지오티닙이 환자에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9대 4로 표결한 바 있다.
스펙트럼은 올 연말까지 'R&D 부문 인력 75% 감축'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절감한 운영자본을 '롤베돈' 상업화 비용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포지오티닙의 임상 3상시험 진행 여부 및 시점은 특정할 수 없게 됐다.
스펙트럼 톰 리가 사장은 "어려운 결정이지만 이 같은 방침이 스펙트럼과 우리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포지오티닙에 대한 향후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스펙트럼 측이 포지오티닙 과제의 우선순위를 낮추고, R&D 인력의 7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3상 추진 시기는 현재 특정할 수 없다"며 "스펙트럼은 파트너십 등 포지오티닙의 잠재적인 전략적 대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두 달 전 미국 항암제자문위원회 권고 이후 포지오티닙 가치는 이미 시장에서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FDA 결정이 회사의 미래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스펙트럼이 마케팅 및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신약 '롤베돈'의 가치와 한미약품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20여개의 우수한 경쟁력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평가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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