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루과이와 1차전 0-0 무승부
붉은악마, 경기시작 10분 동안 '침묵'…이태원 참사 희생자 '애도'
인천시민 "남미 강호인 우루과이와 대등하게 싸운 태극전사 자랑스러워"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불타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승리를 응원하겠습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8시께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응원전에 힘을 쏟을 인천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의 얼굴에서는 4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의 열기가 충분히 느껴졌다.
이번 응원전은 대한민국의 선전과 2002년 월드컵의 영광 재현을 기원, 시민들이 활력을 되찾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들은 머리에 빨간 불빛이 나오는 머리띠를 착용하고 초조하게 예선전을 기다렸다. 이날 응원전에는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와 친구, 연인 등 16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서승연(56·여)씨는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불타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며 “집에서 아들의 얼굴과 페이스페인팅까지 그렸다.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종식(44) 붉은악마 인천지회 부회장은 “늘 자식 같은 마음을 가지고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고 있다”며 “경기결과를 떠나 태극전사들이 자신있고 당당하게 경기를 펼쳤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인천시와 많은 안전점검 회의를 진행했다”며 “응원전을 열수 있게 협조해준 인천시와 인천유나이티드 측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태원 참사를 의식하고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호프집과 자택에서 응원을 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계양구에 거주하는 전민수(34)씨는 “응원전이 열리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고 싶었다”면서 “많은 인파가 모이는 만큼 최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가 마음에 걸려 여자친구와 함께 호프집에서 월드컵을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오기쁨(31·여)씨는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집에서 조용히 응원하기로 했다”며 “퇴근길에 치킨을 사들고 친구들과 함께 월드컵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시작 10분 후 경기장은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응원단의 북소리에 맞춰 시민들은 두팔을 하늘을 향해 뻗고 연신 “대~한민국”을 외쳤다.
안와골절 부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토트넘)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풀타임을 뛰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들은 크게 반응했다. 이날 손흥민은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과감한 슈팅으로 우루과이를 위협했다. 세트피스에선 키커로 나서는 등 부상 후유증을 느끼기 어려웠다.
이날 한국은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승리하진 못했지만 소중한 승점 1점을 획득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심판이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자 시민들은 아쉬운 탄성과 함께 “그래도 잘싸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남미의 전통 강호인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며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선수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도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의 투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오는 28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인천시는 응원전이 열리기 전 경찰서, 소방서 등과 합동으로 사전안전점검을 실시해 시설물 안전점검을 비롯해 안전요원 배치장소, 관람객 동선 및 대피로 등을 중점 점검했다. 재해위험 요인에 대비해 소화·응급차량 등도 확보했다.
더불어 경기장 개방 이전부터 안전·경호인력을 배치해 경기전·후에는 시민질서와 안전 유지에 주력하고, 관중이 몰리는 경기종료 후에는 계단 등의 질서유지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응원기간동안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내 시설물로 인한 사고발생에 대비해 안전사고 보험도 가입해 놓은 상태다.
또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응원전에도 안전요원을 배치해 질서유지에 힘쓰고, 구급차 및 소방인력도 배치한다. 이곳 또한 행사보험에 가입에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8일 같은 장소에서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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