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나상호 배출한 광주 금호고 축구부 열띤 응원
"대~한민국" "상호 형 잘한다"…환호성·박수 터져나와
꿈의 무대 선 선배들 선전에 "2002년 기적 재현" 기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광주 금호고등학교 축구부 기숙사 휴게실은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국가대표 김태환(34·울산 현대)·나상호(27·FC서울)의 후배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우루과이와 열띤 경기를 펼치는 선배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TV 앞에 옹기종기 모인 후배들은 '김태환 화이팅' '나상호 화이팅' 등 직접 만든 손팻말을 든 채 목청 놓아 응원했다.
출전 명단에서 나상호의 이름을 확인한 후배들은 "상호 형이 잘 뛸거야"라고 서로 북돋았다.
전반 7분 나상호가 우루과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차내며 득점 기회를 만들자 주먹을 꽉 쥐었다. 두 눈을 크게 뜬 채 "조금 만 더"를 연신 외쳤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자, 아쉬움 섞인 탄성과 격려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전반 11분 우리 대표팀의 공 점유율이 57%를 넘겼다는 자막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환호가 이어졌다. "우리 좀 잘 하는데?" 라며 곳곳에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의 등 번호(17번)가 중계 화면에 자주 비추자 후배들은 "상호 형"을 연호하며 반가워 했다.
프로축구 광주 FC U-18팀이기도 한 이들은 저마다 경기 흐름을 분석하기도 했다. 우루과이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한 스타플레이어 손흥민의 역할 등을 짚어가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득점 없이 전반이 끝나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내 "상호 형 가자!"를 외치며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띄웠다.
후반 10분 우루과이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가 손흥민을 미는 반칙을 범하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손흥민이 후반 29분 우루과이 골대 측면까지 공을 몰고가다 골키퍼에게 막히자 "대단한 플레이였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우리 대표팀의 공격 시도가 번번이 가로막히자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거나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후반 45분 손흥민의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자 크게 탄식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이들의 탄식 속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이들은 꿈의 무대에 선 선배들의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 선전에 흡족해하며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강영(18)군은 "전반에선 한국이 우루과이를 점유율로 압도했다. 후반에도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다. 조별리그를 무난히 통과하고16강 진출은 물론 나아가 8강, 4강도 무리없을 것 같다"고 힘차게 말했다.
김우진(18)군도 "앞으로 나상호 선배의 활약이 기대된다. 겸손한 국가대표이자 선배로서 멋진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선배가 올해 초 학교를 찾아 경기를 보고 잘 하는 점, 고칠 점 등을 모두 바로 잡아줬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직후 2002년 대한민국 축구의 4강 기적을 다시 한 번 재현해달라는 염원도 전했다.
강찬솔(18)군은 25일 "2002년 당시 선수들의 역량이 출중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20년이 지난 올해 벤투호는 개개인 역량은 물론이고 조직력까지 훨씬 탄탄해졌다"며 "4강 신화를 뛰어넘어 결승까지 진출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오는 28일 오후 10시 가나와 H조 조별리그 2차전 한 판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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