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자료 분석
강제경매 소유권 이전 25.3% 늘어
역전세 확산...경매신청 늘어날 듯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1월~10월) 강제경매로 소유권이 이전된 집합건물은 3834건이었다. 그런데 올해(1월~10월)는 4805건으로 1년 새 2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2021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강제경매로 집주인이 바뀐 집합건물은 604건이었는데 올해는 1205건으로 증가했다.
이어 인천이 같은 기간 273건에서 426건으로 56% 증가했고, 경기는 954건에서 840건으로 11.9% 줄었다. 지방에서는 제주(79.2%)와 경북(57.8%), 충남(24.7%), 강원(19.2%), 대구(18.8%)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경매는 강제경매와 임의경매로 나뉜다. 이 중 강제경매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법원 소송을 통해 경매를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전셋값 하락으로 2년 전 전세보증금보다 시세가 낮아지는 '역전세'가 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전세금 반환을 위해 경매에 나서는 사례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시 전세권을 설정했다면 법원 소송 없이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지만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만 받고 전세권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법원에 전세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뒤 강제경매를 신청해야 한다.
전세입자는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전세권을 설정하는 것이 좋지만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등기설정비용도 추가로 발생해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저렴한 확정일자를 선호한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에서도 2년 전 전세계약 당시보다 시세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역전세'가 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278만4030가구의 전세가격(시세)를 2년 전과 비교한 결과, 가격이 하락한 가구 비중은 전체의 2.8%(7만8412가구)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내린 아파트의 비중은 인천(6.0%, 36만7936가구 중 2만2192가구)과 경기 2.5%(139만253가구 중 3만4292가구), 서울 2.1%(102만5841가구 중 2만1928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차인들은 가급적 최근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린 아파트의 입주는 피하고,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역전세난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역월세'까지 등장했다. 역월세는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 집주인이 세입자와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기존 보증금과 시세 간 차익을 다달이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입주물량이 많은 곳에서는 세입자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이 같은 '역월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전세를 준 A씨는 "전세계약이 만료됐는데 전셋값이 하락해 2년 전 보증금보다 시세가 5000만원 가량 낮아졌다"며 "세입자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는데 차익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해 월세로라도 지불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