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총파업 돌입해도 제품 출고 영향 없을 것…장기화는 우려스러워"
항만 봉쇄될 경우 원부자재 운송 지연 가능성↑식품기업 생산도 차질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또 다시 총파업을 예고했다. 오는 24일부터 총파업을 진행하며 안전운임 개악저지, 일몰제 폐지, 차종·품목확대 등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올 여름 화물연대 파업으로 곤욕을 치렀던 주류업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24일에는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의 우루과이와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열리는데다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 월드컵 대목 매출 확대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다.
각 업체들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대비해 생산된 주류 제품을 각 물류창고로 배송하는 등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노총 산하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안전운임제 대상품목확대 등을 관철하기 위해 오는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6월 진행한 총파업 철회 조건으로 정부와 합의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번 총파업을 실시하게 된 배경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 조항을 삭제하고 영구 추진 및 적용 확대를 주장한다.
주류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지난 7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해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은 제품 출고량이 20% 가량 감소했고 이에 따른 직간접적인 매출 피해를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체들은 일단 이번 총파업에 따른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 3월 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이번 총파업에 동참할 수 있지만 수양물류가 아닌 다른 2개 물류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제품 출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총파업이 예고된 이후부터 생산된 제품을 물류센터와 도매상 등으로 옮기고 있어 24일 파업에 동참하는 직원들이 많더라도 당분간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총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민노총은 24일과 25일 총파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상황에 따라 장기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경우 주류업체들의 타격도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주류업체들은 총파업에 따른 여파로 월드컵 기간과 겹친 연말 시즌에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계획했던 연말 상권 마케팅 및 가정용 시장 강화 전략 등도 어긋날 수 있다.
일부에선 화물연대가 올 여름 총파업을 진행하며 항만 출입을 막으며 육지 운송을 방해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부산항, 제주항, 인천항 등 항만 봉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제주도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삼다수를 비롯해 해외에서 부산, 인천 등으로 들여오는 수입주류, 수입 원부자재 등이 파업의 여파로 인해 운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른 식품기업들의 제품 생산도 차질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품 생산 및 배송에는 차질이 없지만 화물연대 총파업 수위에 따라 제품 공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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