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드컵 앞둔 벤투호 황태자 "얼지 않고 즐기겠다"
황인범은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공식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단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다. 좋은 에너지를 서로에게 주려는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숙소도 방마다 유니폼 모양의 등번호를 준비해주셨고, 베이스캠프도 잘 마련돼 진짜 월드컵에 왔다는 기분이 든다. 선수로서 영광스러운 분위기가 들도록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뛰다 프로축구 FC서울을 거쳐 올여름 그리스 리그 명문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한 황인범은 팀 내 주전 미드필더로 맹활약 중이다.
올 시즌 그리스 슈퍼리그에서 11경기에 나섰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공식전 16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고 있다.
대표팀 합류 전 AEK 아네테전(0-0 무)을 풀타임 소화한 황인범은 "조금 피곤하지만, 동료 중에 가장 이동 경로가 짧았다. 그래서 컨디션은 제일 좋고 활발하다"며 "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해서 감각이나 체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남은 기간 팀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팀으로 준비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황태자로 불려온 황인범은 A매치 37경기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 첫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팀으로 준비하고 제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얼지 않고 즐기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첫 상대인 우루과이엔 발베르데,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등 세계적인 선수가 다수 포진해 치열한 중원 싸움이 예상된다.
황인범은 “(우루과이에) 너무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것도 잘 안다"면서도 "일대일 싸움도 중요하지만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서 상대 능력 있는 선수들이 공격 전개를 못하도록 연구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또 반대로 우리가 공격으로 나갈 때는 각자 장점 있는 선수들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느껴왔고, 증명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증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확실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은 가장 큰 무대로 어려움도 있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걸로 용기를 잃지 않고 최대한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며 "지금까지 해온 대로 정확성을 높이고 세밀함을 가져온다면 공수 연결고리를 잘 해낼 거란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에 오기 전 소속팀의 브라질 레전드 수비수 마르셀루 등의 응원을 받았다는 황인범은 "소속팀 동료들이 모두 축하해줬고, 한국도 충분히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하더라"며 "그걸로 겁내서 경기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공격수 황의조의 부진에 대해선 "제가 봤을 때 (황)의조형 컨디션은 문제가 없었다. 우리가 예상한 것과 거리가 있었지만, 그동안 힘든 상황을 이겨낸 형"이라며 월드컵에서 활약을 기대했다.
또 "의조형은 한국이 월드컵에 오는 데 많은 걸 안겨준 선수다. 월드컵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좋은 그림을 만들 거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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