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차별 약탈…라쿤까지 훔쳐갔다(영상)

기사등록 2022/11/15 15:15:58 최종수정 2022/11/15 15:18:22
러시아군이 강제 병합을 선언했던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철수하면서 동물원의 동물들까지 약탈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출처: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러시아군이 강제 병합을 선언했던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철수하면서 동물원의 동물들까지 약탈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동물원관리자 올레그 주브코프가 라마를 밴의 짐칸에 싣고 달아나는 라쿤의 꼬리를 잡아 케이지에 넣는 영상을 공개했다.

헤르손 동물원에서 약탈한 늑대 한 쌍을 주브코프 소유의 크림 타이간 라이온 파크로 데려온 영상도 공개됐다.

‘라이온 맨’으로 알려진 주브코프는 지난 해 자기 소유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1살짜리 아기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사고로 인해 관리소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년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크림반도에만 거주하는 조건으로 2달 만에 석방됐다.

주브코프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지도자 세르게이 악시오노프의 지시로 헤르손 동물원에 파견돼 동물들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주브코프는 이것은 동물 약탈이 아닌 ‘일시적 피란’이라며 “땅도 넓고 햇볕이 좋은 크림반도가 늑대에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헤르손을 재탈환하면 늑대를 돌려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침략자들이 헤르손에서 갤러리의 그림부터 박물관의 골동품, 도서관의 역사적 문서들까지 모든 걸 약탈했다”며 “하지만 동물원에서 라쿤을 훔치면 라쿤은 죽는다”고 트윗을 올렸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동물원 곳곳에서 동물 잔해가 발견되자 보급이 끊겨 궁지에 몰린 러시아군인들이 동물을 잡아먹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낙타 2마리, 캥거루 1마리, 새끼돼지 몇 마리, 새와 늑대들이 살해됐다.

러시아군은 또 18세기 헤르손에서 살다 그곳에 묻힌 러시아 왕자 그리고리 포템킨의 유품을 세인트 캐서린 대성당에서 약탈해 갔다. 

포템킨 동상과 러시아와 구 소련시대 역사적 인물들의 기념비도 헤르손에서 사라졌다.

시 큐레이터들은 러시아군이 미술관 전시품들을 모조리 차량에 싣고 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를 ‘전쟁 종막의 시작’이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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