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에 보고한다고 들어"...정진상 15일 소환, 윗선 수사 속도

기사등록 2022/11/14 12:16:30

30여 쪽 분량 정진상 압수수색 영장

"대장동 팀·유동규 사업 관련 협의"

"정진상에게 보고했다"로 혐의 구성

관계자들은 '시장도 알았다" 주장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1.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위례 사업 자금 마련 및 진행 방식에 대해 논의한 인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에게도 전달한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 압수수색 영장에는 사업 관련 내용을 유 전 본부장에게 보고받은 인물로 정 실장까지만 적시돼 있지만, 남 변호사 진술 등은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하고 있는 셈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검찰에 '위례 사업을 같이 하자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시장님께 올라가서 보고하겠다고 했다' 등의 진술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런 내용을 정 실장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제시한 영장에도 담았다.

남 변호사는 최근에도 검찰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정진상을 통해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의 협의 과정을 보고 받은 인물로 정 실장만 적시돼 있다.

'2013년 9월 유 전 본부장은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을 남욱에게 소개하며 남욱 등과 함께 공모지침서 작성 등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공모절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뒤 이를 정 실장에게 보고하였다'거나 '2014년 2~3월 남욱이 호반건설 등을 이용해 이재명 재선 자금 명목의 비자금을 마련한다는 사정을 유동규에게 전달했고, 유동규는 이런 사실을 정 실장에게 보고했다'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검찰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실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2022.11.09. amin2@newsis.com
자금 조성 방식이나 목적을 알고도 이를 용인했다는 게 정 실장의 주요 범죄사실인 셈인데, 남 변호사 등의 진술은 이 대표도 이런 내용들을 알았을 수 있다고 의심하게 한다.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은 이례적으로 분량이 많은데, 이 대표와 정 실장 관계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검찰도 정 실장의 윗선으로써 이 대표를 겨누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실장은 이르면 1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고려하고 있다.

만약 법원이 정 실장 혐의를 일부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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