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SF 동시 유행할라…잇단 확진에 가축 방역당국 초긴장

기사등록 2022/11/12 17:00:00

아프리카돼지열병 44일 만에 발생…양돈농장 방역 강화

고병원성 AI 올 가을 들어 11건…시기도 한 달가량 빨라

동시 유행 재현될까 예의주시…축산물 가격 악영향 우려

[진천=뉴시스] 강신욱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 진입로가 통제되고 있다. 2022.10.26. ksw64@newsis.com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올 가을 들어 가금농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양돈농장에서도 40여일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가축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따르면 지난 9일 강원 철원군 돼지사육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 9월28일 이후 44일 만이다.

중수본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즉각 초동 조치에 나섰다. 해당 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 5500마리를 살처분하고,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 양돈농장과 관련 시설에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SF는 바이러스 감염 야생멧돼지에 의해 직접적인 접촉이 있어야 전염 가능성이 높은만큼 추가 확산여부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접촉만 없다면 ASF는 AI처럼 확산세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꾸준히 확인되면서 추가 확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겨울철 먹이를 찾아 야생멧돼지의 이동이 잦아지면 양돈농장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AI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 11일에는 충북 청주시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올 가을 들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11번째 사례다.

특히 올 가을에는 AI 확산 속도가 작년보다 빠르다. 작년에는 11월 중순 가금농장에서 처음 발병했지만 올해는 이 보다 한 달 빠른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군 종오리 농장에서 처음 발병했다.

과거 발생이 없었던 경북 예천 지역과 오리 사육이 많은 청주와 진천 등지에서 발생했다. 11건 중 6건이 청주에서 발생했고, 미호강 주변 시·군 주변으로 겨울 철새에 의한 가금농장 전파 우려가 커졌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2022.09.26. kgb@newsis.com

중수본은 AI 발생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오리 농장의 경우 반경 1㎞까지 확대했다. 미호강 유역 시·군 청주, 음성, 진천을 비롯해 세종시에 대해서는 살처분 범위를 '500m 내 가금 전체 축종 및 500m∼1㎞ 육계 외 가금 전체 축종 추가 살처분'으로 확대했다.

가축 방역당국은 아직 확산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자칫 AI와 ASF가 동시 유행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ASF가 국내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 AI와 동시 유행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었다. 대량 살처분 사태가 벌어지면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경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당장 ASF나 AI 확산세가 축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는 1건에 불과하고, 예방적 살처분 포함 27만3000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의 0.4% 수준이다. 육계는 수요 감소로 사육과 도축 마릿수 모두 줄긴 했지만 AI에 따른 여파를 미미하다.

11월 들어 달걀 가격이 전월 대비 소폭(2.9%) 상승하고, 전년 대비 8.0% 올랐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영향이다. 돼지고기 역시 추석 이후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

가축 방역당국은 ASF와 AI 모두 기온이 더욱 떨어지는 겨울철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밀접단지나 대형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축 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가용한 소독 자원을 활용해 집중 소독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농가에서도 방역수칙은 준수하고, 가축전염병 의심 증상이 관찰되면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H5N1형 의심축이 발생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 10일 오전 출입금지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2022.11.10. jsh012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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