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마트-슈퍼 '통합 소싱' 속도…100개 협력사와 시너지 모색

기사등록 2022/11/07 16:27:07 최종수정 2022/11/07 18:38:43

8일 롯데 그로서리 파트너스 데이 진행…마트·슈퍼 파트너사 100개사 CEO 초청

마트-슈퍼 업태 구분서 벗어나 통합 소싱 통한 시너지 극대화 전략 모색

이달 단행 롯데그룹 정기 인사서도 롯데쇼핑 사업부 간 효율화 반영 주목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롯데쇼핑이 100여개 파트너사들을 대거 초청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상품코드 일원화 및 성장 비전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라는 정형화된 업태 구분에서 벗어나 통합 소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8일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협력사 100여곳의 CEO(최고경영자) 및 담당 임원을 초청해 두 사업 부문 간 상품코드 통합 등에 대해 설명하는 '그로서리(식료품) 파트너스 데이'를 연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와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도 직접 현장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이 자리에서 마트와 쇼핑 간 중복되는 상품 코드를 통합하게 된 배경과 통합 후 시너지 효과, 오카도 솔루션 도입 이후 성장 비전 등을 파트너사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마트와 슈퍼 부문의 통합 소싱에 대해 설명하고,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마트와 슈퍼라는 업태 구분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의 '그로서리' 변화와 통합 소싱으로 인한 시너지 극대화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롯데쇼핑은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Ocado)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다만 오카도와는 2025년 국내 물류센터 설립 이후 별도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파트너스 데이에는 오프라인에 초점을 맞춰 마트·슈퍼 전체 상품에 대해 거론할 전망이다.

최근들어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와 슈퍼 부문의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할인점사업부(롯데마트)와 슈퍼사업부(롯데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 가운데 중복되는 제품의 '상품 코드'를 통합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효울적인 경영으로 두 사업부 간 시너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OSP 도입을 위한 사전 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설립 당시부터 각각의 별도 사업부로 출발했다. 하나의 법인에서 출발해 슈퍼 사업 부문을 떼어낸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들과는 다른 방식이다.

때문에 마트와 슈퍼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생필품, 식자재, 가공식품 등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동일한 상품이 많았음에도 상품 코드가 제각각이었다. 다른 대형마트들은 애초부터 하나의 법인으로 출발해, 동일 제품의 경우 상품 코드가 일원화 돼 있다.

롯데쇼핑 안팎에서는 이 같은 영업 방식이 MD(상품기획자) 조직이나 바잉파워(기업의 구매력), 상품관리 등을 운영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상품 코드를 일원화 할 경우 두 사업 부문의 중복된 상품을 하나의 코드로 묶음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상품 관리를 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MD조직도 통합 관리가 가능해진다. 겹치는 상품군의 MD 조직을 통합하고 남는 인력을 경쟁력이 필요한 PB(자체브랜드) 등 상품군에 집중하는 식으로 조직을 개편 할 수 있다.

또 상품코드 통합은 영국 오카도 솔루션 도입에 있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OSP는 온라인 그로서리 부문의 주문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복된 상품들을 하나의 코드로 일원화 시키는 사전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게 이달 중하순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한 만큼 올해 인사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상품 코드 일원화 작업 등이 진행 중인 만큼 롯데쇼핑 사업부 간의 효율 제고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또 올해 롯데백화점이 롯데쇼핑의 실적 반등을 견인한 만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그룹도 지난달 정기 인사를 통해 백화점 부문에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손영식 신세계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상품코드 통합으로 MD조직을 일부 통합해 보다 효율적인 인력 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오카도 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운영돼 인력 소모가 줄어드는 만큼 향후 두 사업 부문의 물류 조직도 일부 통합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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