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 결손금 털어낸다…재무건전성 회복 시동

기사등록 2022/11/07 10:54:47

자본잉여금 200억원 활용 누적 결손보전

현금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위한 재원 마련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파수가 결손보전을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시동을 건다. 결손보전은 자본준비금 등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결손금을 지우는 절차다.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실적을 통해 이익을 쌓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금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솔루션 전문기업 파수는 다음 달 15일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해 결손을 보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결손보전은 결손금을 상법에 따라 이익준비금이나 자본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주총 결의에 따라 이를 감액한 후 이익잉여금 계정에 충당해 처분하는 절차다.

올 상반기 말 현재 별도재무제표 기준 파수의 자본잉여금은 291억원, 결손금은 71억원이다. 이 가운데 잉여금 200억원을 결손보전에 활용해 파수는 결손금 전액을 털어내고 약 13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파수는 데이터보안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디지털 컨텐츠 보안 프로그램인 DRM 솔루션, 개인 정보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플랫폼 등이 있다. 올 상반기 78억원의 매출액과 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상반기 적자를 내고 하반기에 이를 만회하는 형태의 계절성을 갖는 점을 고려하면 파수는 이번 상반기 흑자를 시작으로 연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파수가 자본준비금 활용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가라앉은 주식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수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장중 1만4300원의 전고점을 기점으로 현재 9500원 수준까지 내린 상태다. 지난 6월 7000원대까지 추락한 뒤 9월 한때 1만원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며 전반적으로 주가에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결손보전을 통해 주가부양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파수는 지난 2015년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배당을 실시한 바 없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은 이익잉여금이 흑자를 기록했을 때 가능한 것인데 파수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결손금이 쌓여왔던 상황이다.

파수 관계자는 "이번 결손보전은 향후 이익 발생에 따른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한 사전적 조치"라며 "현재 배당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단계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파수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DRM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파수는 코로나19 이후 원격·재택 근무 환경 증가, 정보·데이터 유출 방지 중요성 커진 해외 고객 유치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며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4분기에 실적이 집중되는 업종 특성을 감안한다면 연간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