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밤 11시32분 문자로 첫 청장 보고
상황담당관, 20분 뒤에 전화했지만 부재중
다음 날 오전 0시14분에서야 보고 이뤄져
[서울=뉴시스] 위용성 이준호 조성현 기자 = 경찰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참사 발생 약 2시간 후에서야 첫 보고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은 당시 문자메시지로 상황을 처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지방에 내려가 있던 윤 청장은 이미 취침해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상황담당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2분 윤 청장에게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인명 사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미 사고 발생(오후 10시15분) 후 1시간이 훌쩍 지나서다.
하지만 윤 청장은 휴일을 맞아 충북 제천시를 방문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인들과 등산 후 캠핑장에서 오후 11시께 잠에 들었고, 상황담당관의 상황 보고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상황담당관은 20분이 더 지난 뒤에야 윤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때도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두 번째 전화시도는 20여분이 지난 다음 날 오전 0시14분께야 이뤄졌고, 윤 청장은 그제서야 상황보고를 받았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었지만, 첫 보고 시도 시점부터 40여분이 지나서야 윤 청장에게 연락이 닿은 셈이다.
윤 청장은 5분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0시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총력대응을 지시했는데, 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2시간이 더 지난 후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일 소방당국의 보고를 통해 오후 11시1분에 사고를 보고받았다.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고 인근 응급 병상을 확보하라는 두 차례의 지시를 내릴 동안에도 경찰 수장은 사태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 비판이 거세다.
경찰청은 상황보고서 등을 확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정식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서울 관내 치안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역시 사건 발생 후 1시간21분이 지난 오후 11시36분에서야 현장에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께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을 통제한 후 저녁식사를 했고, 이후 오후 11시5분이 돼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이 전 서장에 대해 감찰을 벌인 뒤 지휘 관리 소홀과 보고 지연 사유로 대기발령하고 특별수사본부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경찰청은 "112 녹취록 내용 및 경찰청장 보고시간 등 관련 사실을 수사와 감찰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숨김없이 공개하고 있다"며 "국민 의혹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외부전문가를 참여시킨 112신고 시스템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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