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 위배"…현대차그룹, 美재무부에 IRA 의견서 제출

기사등록 2022/11/04 15:31:35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환담을 갖고 기자단을 대상으로 스피치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2.05.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재무부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연말까지 IRA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친환경 자동차 세액공제뿐 아니라 IRA에 포함된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다양한 조항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의견서에서 "미국과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며 "법안 발효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기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IRA에 명시된 전기차 공장 신설, 배터리 부품 판매시 세액을 공제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저공해차 및 관련 기술·부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 또는 20% 이상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도록 설계된 공장의 경우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투자금액의 6%에서 최대 30%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터리 부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경우에도 소득세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자동차기업들이 IRA에 포함된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 공개된 법 조항에 명기된 용어들의 정의와 요건을 구체화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더욱 명확한 세부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제안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법에 규정된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받으면 미국 현지 사업 수익성 개선과 현지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IRA 법안을 시행함에 따라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이에 한국산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도 전날 미국 재무부와 상·하원 의원들에게 IRA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협동조합은 신달석 이사장 명의의 서한에서 "지난 8월 발효된 IRA에 외국산을 차별하는 전기차 세제 혜택 규정이 포함된 것에 우리 자동차부품 산업계는 상당한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 의회 및 관련 정부 부처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미국의 동맹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에도 적용될 수 있게 차별적 요소를 삭제해 달라"며 "만약 어렵다면 한국 기업 같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에게는 이 규정의 3년 적용 유예를 요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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