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차전지,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40% 달성…'50조+α ' 투자

기사등록 2022/11/01 16:00:33

산업부,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 발표

공급망 리스크, 기술경쟁 심화 등 난제

민·관, '배터리 얼라이언스'로 공동 대응

지속가능 '배터리 순환체계' 구축 추진

2030년까지 인력 1만6000명 양성 협력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민·관이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 40% 확보에 나선다. 또한 국내 투자를 50조원 이상 추진하고, 인력 1만6000명을 양성해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제3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가져 세계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중국(56.4%), 한국(25.8%), 일본(9.6%) 순이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높은 특정국 의존도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일본과의 기술 경쟁도 심화하며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관은 위기 극복 수준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마련된 이번 전략의 3대 목표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 ▲첨단기술 혁신허브 구축 ▲건실한 생태계 조성 등이다. 민·관은 이를 통해 오는 2030년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고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배터리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은 호주, 캐나다, 칠레 등에서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추진했다. 정부도 이를 지원하고자 대통령 순방, 장관급 회담 등으로 자원부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IRA 등으로 현재의 개별 기업단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IRA에는 미국,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되거나 가공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에 한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지며 출범하게 된 배터리 얼라이언스에는 배터리기업, 소재기업, 정·제련기업과 공공기관이 모두 참여한다. 참여사들은 광물 확보 관련 전 단계 활동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배터리얼라이언스의 논의 내용과 업계 수요를 두루 살펴보고 올해 안에 '핵심 광물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관은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국내 공급망 강화,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스탠다드 적기 대응 등을 추진한다. 우선 사용후배터리의 회수·유통·활용 등 통합관리체계를 민간 주도로 마련한다. 얼라이언스 출범을 계기로 업계가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초안 마련에 착수하고, 법제화도 검토할 예정이다.

배터리 전주기 이력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EU 등과 달리 이력관리가 부재해 재사용 등 경제적 활용이 어렵고 무단 폐기 등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국토교통부, 환경부와 2024년까지 배터리 제작부터 등록, 운행·탈거, 재사용·재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이력 정보를 축적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해 나간다.

아울러 민·관은 우리나라를 배터리 첨단기술의 혁신 허브로 육성시킨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1조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총 20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 1조원, 민간 19조5000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니켈·코발트·망간을 원료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의 성능을 고도화해 1회 충전 주행거리 800㎞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차량용 전고체 전지도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나선다.

또한 우리 기업이 주력하지 않던 비(非) 리튬계 배터리 등에도 투자해 기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한다.  기업들은 국내에 핵심 기술 경쟁력이 모이도록 R&D 센터와 최첨단 생산기지 조성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최초로 지름 46㎜, 높이 80㎜의 사양을 가진 배터리 공장을 충북에 신축하고,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짓고 있다. SK온은 2024년까지 니켈 함량 94% 수준의 하이니켈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의 국내 투자를 적극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업계는 2030년까지 R&D 19조5000억원, 시설투자 30조5000억원 등 50조원 이상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생산능력은 현재 대비 2025년까지 배터리는 1.5배, 양극재는 3.2배, 음극재는 2.1배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국내외 설비투자에 대해 총 5조원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고, 1조원 규모의 투자펀드 연내 출시와 세제 지원 확대로 기업의 사업 추진을 돕는다. 또한 내년에 선정 예정인 첨단산업 특화단지에도 이차전지 분야가 1곳 이상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별 투자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겪는 농업진흥지역 지정 해제, 인허가 절차 신속 추진 등의 고충도 수시로 살펴본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관은 2030년까지 인력 1만6000명 양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반도체 아카데미에 이어 '배터리 아카데미'도 신설해 산업계가 교육과정을 직접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교육인프라 등을 도우며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연간 800명 이상 길러내기로 했다. 또한 기업들은 국내 9개 대학에 설립한 12개 계약학과를 통해 매년 150여명의 인력을 키우고,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국내 이차전지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망 소부장 기업의 R&D 등에 투자하는 '이차전지 R&D 혁신 펀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며, 규모 확대를 검토한다. 내년부터는 소부장 기업의 기술력 제고와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배터리-소부장 기업을 연계해 지원하는 공급망 강화형 R&D를 신규 추진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공동의 전략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산업계와 정부가 배터리 얼라이언스로 원팀이 돼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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