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없는 행사는 경찰의 선제적 안전관리 쉽지 않아"
"경찰이 안전사고 위기에 긴급통제 실시할 수 있어야"
이상민 발언에 "現제도로 사고 예방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후속 조치와 관련해 주최자가 없는 집단행사에도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하라고 31일 지시했다. 경찰이 주최자가 없는 집단행사에서 시민을 통제할 권한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열린 확대 주례회동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장관에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주최자가 있으면 주최 측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소방 등의 검토와 심의를 받게 되어있으나 주최자가 없는 경우 선제적인 안전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인파사고 예방 안전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지자체가 주최하지 않는 행사라도 지자체의 판단으로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위한 차량이나 인원 통제를 경찰에 협조 요청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경찰도 스스로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지자체에 통보하고 긴급통제조치를 실시하는 내용 등을 앞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같은 시스템을 정부안으로 만들지, 재난안전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도입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다양한 안전 사고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다 점검하겠다. 논의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대통령실, '행안장관 책임론' 사실상 반대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은 사실상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인력 배치를 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판단과 궤가 일치한다.
경찰이 시민을 통제할 법적·제도적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경력을 추가적으로 배치하더라도 사고를 예방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장관의 발언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경찰에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이태원 사고를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한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인파사고 예방 안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제도적·법적 보완을 지금부터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 장관이 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앞서 답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이 장관 책임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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