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T '디지털전환 현황·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美·日·中 등 경쟁국, 조세 감면·공공 조달 지원
WEF, 2025년까지 100조 달러 가치 발생 추산
"韓, 아직 낮은 수준…강력한 정책 동력 필요"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주요국들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더 강력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최근 내놓은 '국내외 디지털 전환의 추진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견기업 41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은 19.5%에 그쳤다. 반면 조사 대상의 93.1%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만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경영 활동의 전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을 통해 기존 공정·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재편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특징이다. 유형별로는 공정 혁신, 제품 지능화, 서비스 고도화와 신산업,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이 주요 산업과 사회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조 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독일, 일본, 미국, 중국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은 이미 조세 감면, 자금 지원부터 공공 조달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디지털 전환 전환을 시도하는 중소기업 대상 보조금 지급과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소기업 디지털화 투자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생태계 조성과 함께 다양한 조세·금융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첨단 제조업 리더십 전략', 2021년 '제조업 확장 파트너십(MEP)'의 재확대, 공공조달 기반의 혁신 역량 개발, 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디지털 전환을 연계하고, 민관 협력을 통한 디지털 전환 확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도 '스마트제조 발전 5개년 계획'과 '중소기업 디지털화 역량 강화를 위한 행동 방안'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인 만큼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7월부터 산업 데이터 생태계 구축과 이를 위한 종합 지원 체계가 담긴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이 시행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산업 파급효과가 큰 선도사업을 발굴해 행정·기술·재정적으로 도울 뿐만 아니라 금융·세제, 인력 양성 등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이 다소 미진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조사와 별도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도 총 13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답한 기업의 비중은 9.7%에 그쳤다.
'일부 추진 중'이라는 답변은 20.9%에 달했고, '추진하고 있지 않음'이라고 답한 기업이 44.8%로 가장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중견기업(49개사)은 '일부 추진 중'(36.7%), 중소기업(1296개사)은 '추진하고 있지 않음'(45.6%)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보다 강력한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기술에 기초해 산업 생태계와 가치사슬의 혁신임에도 불구, 대부분의 기업들은 내부 업무의 효율화 정도의 인식에 머무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노동 생산성은 대기업의 28.7%에 불과한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 이유로 디지털 기술의 불균형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 격차를 줄이려면 양측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적 자본을 고도화하는 정책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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