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후에도 서해 완충구역으로 100여발 포병사격…9·19 합의 위반(종합)

기사등록 2022/10/19 15:28:56 최종수정 2022/10/19 15:50:51

전날부터 오늘 새벽까지도 동·서해상에서 포병사격

9·19 합의 위반 및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 수 회 실시

"휴전선 가까운 지역에서 훈련 용납 안 하겠다는 의도"

[서울=뉴시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지난 12일 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포병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 현장. 2020.03.1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포병사격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진행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낮 12시30분경부터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한 100여발의 포병사격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영해에서 관측된 낙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후 10시경부터 북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실시했다. 또 오후 11시경부터는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을 수 회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3.13. photo@newsis.com
북한의 포병사격 도발은 지난 14일 이후 4일 만에 재개된 것으로, 14일에는 오전 1~3시경, 오후 5~7시경 두 차례에 걸쳐 동·서해상에서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로 포병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도발과 관련해 우리 군이 연례 실시하는 호국훈련을 문제 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적들이 18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군사적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며 "(인민군) 총참모부는 적들의 이번 도발책동에 다시 한번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로서 위협경고사격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탄도미사일 및 포병사격 도발을 감행했을 때도 '남조선(남한)군의 포사격에 대응한 군사행동조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이런 주장은 우리 군의 정상적인 훈련을 핑계 삼아 '9·19 군사합의 파기'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북한이 주장한 '남조선 군의 포사격'은 한미가 함께 진행한 다중발사 로켓시스템(MLRS) 사격 훈련이다. 다만 해당 훈련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보다 훨씬 더 이남에서 진행됐다. 아울러 군사합의와 전혀 무관한 남쪽 방향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사격 훈련 역시 미국 측만 연습탄으로 실시했다.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호국훈련도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우리 군의 야외 기동훈련이다.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합동작전 수행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실시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해상 완충구역에 대한 북한의 심야 포사격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보면 북한은 휴전선 가까운 지역에서 한국군이든 미군이든 포사격 훈련을 하는 것은 앞으로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과 공군 비행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10.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이번 북한의 포병사격 도발이 중국의 20차 당대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감행돼,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국과 북한은 동맹관계인 만큼, 중국의 당대회 기간에는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중국도 미국과의 대결 구도에서 긴장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도발은 상호 합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북한이 적정 수준으로 협의 하에 행동했다고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도발이 특이한 사례이긴 하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대외정책보다는 대내정책에 더 방점을 두고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군이 상황관리 측면에서 북측에 빌미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빌미를 제공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국지도발 및 핵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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