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통행 일부 재개…"푸틴 악랄한 대응 우려"

기사등록 2022/10/10 04:12:48

"푸틴 이미지 손상은 복구 쉽지 않을 것"

[케르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해 불에 탄 연료 저장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크름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교의 화물열차 연료 저장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2022.10.09.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러시아는 크름대교(케르치 대교) 폭발로 한 때 중단됐던 차량 및 열차 통행이 일부 재개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교통부는 "크름대교를 건너는 승객 및 화물 열차가 예정대로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름대교를 가로지르는 교외 열차 운행은 현지 오후 7시께 재개된다고 했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크름대교 2개 차선 운행이 재개됐다"며 차량들이 통행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크름대교 2개 차선에서 이미 교통이 재개됐다"며 "도로 부분 신호가 조정되고 새 표시가 적용됐으며 장벽 펜스가 복구됐다"고 했다. 이어 "이제 차량 통행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열차 통행도 재개됐지만 대형 트럭과 버스 등 대형 차량들은 계속 페리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름대교는 8일 오전 트럭 폭발로 화물열차 연료 탱크 7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 폭발로 3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로와 철로 일부가 파괴됐다.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교량 도로 2개 차선이 무너졌지만 크름반도에서 크라스노다르 지역으로 이어지는 차선은 붕괴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군 전쟁 수행에서 중요한 보급로가 돼 왔다.

또 크름대교는 러시아의 실질적인 통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폭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을 구기는 사건으로 평가됐다. 일각에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핵 무기 사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CNN은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케르치 대교 폭파 사건을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악랄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물리적 손상은 복구할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 손상은 복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러시아는 이 폭발 직후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 민간인 거주지에 S-300 16발과 Kh-22 순항미사일 6발을 보복 공격해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89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책임을 공식 인정하진 않았지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 "크름, 다리, 시작"이라며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해야 하고, 훔친 것은 모두 우크라이나로 반환해야 하며, 러시아에 속한 모든 것은 추방돼야 한다"고 적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후스눌린 부총리가 이끄는 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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