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영뉴스중 '반정부' 이미지…저항 해킹단체

기사등록 2022/10/09 21:42:41
[AP/뉴시스] 2일 파리에서 이란 도덕경찰에 구타 사망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를 위한 시위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란 관영 텔레비전 방송이 8일(토) 뉴스 방송 중 아주 짧은 타임이지만 해킹 당해 방송국 기조와는 정반대의 '반정부' 영상이 내보내졌다.

뉴스 방송 중 갑자기 스크린에 마스크가 나타난 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불길에 휩싸이는 합성 사진이 이어졌다. 이런 방송해킹을 주도한 그룹은 스스로를 '아달라트 알리(알리의 정의)'라고 불렀다고 BBC는 전했다.

22살의 마흐사 아미니가 무슬림 헤드스카프(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윤리경찰에 잡혀가 사흘 뒤인 9월16일 사망한 뒤 이란 곳곳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주 3명이 경찰 총에 사살됐다. 토요일 밤9시 긴급 TV 뉴스가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난데없이 화면에 이마 한가운데에 정조준 타깃 표시가 된 최고지도자 모습 그리고 아미니 및 3명의 3명의 여성 피살자 사진이 나타났다.

동시에 "우리와 함께해서 일어나자"라는 자막이 나왔으며 "우리 젊은이들의 피가 당신들의 앞발 틈새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글도 나왔다.

이 같은 본프로그램 중단은 단 몇 초 동안만 지속되었고 곧 화면에서 치워졌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이 같은 반항은 그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33년 동안 최초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드물다.  

방송 해킹에 앞서 강경파 새 대통령인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학을 방문했다가 여자 대학생들로부터 "꺼져라"는 야유를 받는 장면이 소셜 미디어에 나돌았다. 

아미니는 이란 쿠르드족 주요 거주지인 쿠르디스탄주에서 300㎞ 아래인 수도 테헤란으로 잠시 여행 왔다가 조금 느슨하게, "헤프게" 헤드 스카프를 썼다는 이유 하나로 도덕경찰에 맞아죽은 쿠르드족 여성이다. 이란에서는 회교 종교혁명 4년 뒤인 1983년부터 히잡이 의무화되었다.

한편 전날 이란 법의학 단체는 아미니의 사망이 아미니 모친과 시위대가 주장하고 있는 "머리와 사지, 중요한 장기에 대한 구타"에서 초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세 때 받은 뇌종양 수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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