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배달료 비싸서 줄었나?…온라인 음식 주문 두 달째 감소세

기사등록 2022/10/09 12:00:00 최종수정 2022/10/09 12:07:42

8월 음식서비스 거래액 1년 전보다 7.7% 줄어

최근 2개월 연속 감소세…5월부터 처음 꺾여

음·식료품 등 전체 온라인시장 규모는 확산세

배달앱 사업자 수수료 과다하다는 지적 고개

올해 국감장에도 거론…정부 "자율규제 논의"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밖에서 맛있는 음식을 자유롭게 먹을 수 없게 된 우리는 2년 넘게 배달에 의존해왔습니다. 많은 배달앱이 생겼고 음식 트렁크를 달고 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들은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 됐습니다. 야외활동은 줄었지만 먹는 양이 줄지는 않은 셈인데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어쩔 수 없이 냈던 배달료가 점점 아까워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실제로 최근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액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9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조23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7.7% 줄었습니다. 지난 7월(-5.4%)에 이어 최근 2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이 수치는 지난 5월(-3.5%)부터 꺾였는데요. 이는 음식서비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래 첫 마이너스(-) 기록입니다.

그간 음식 배달 관련 온라인 거래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습니다. 2019년 연간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9조7354억원이었고, 2020년에는 이 규모가 17조3342억원까지 불어납니다. 지난해에는 25조6783억원으로 2년새 2.6배가량 액수가 늘었는데요.

올해부터는 이 증가 폭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점쳐집니다. 실제로 올해 2분기의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6조2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딜리버리앤(N) 앞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주차돼있다. 2022.06.30. kgb@newsis.com


반면 온라인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올해 들어 지난 7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오고 있는데요.

지난 8월에는 17조7181억원으로 지난해 12월(17조8104억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음·식료품 거래액은 2조672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즉,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은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데요. 그렇다면 배달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만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비싼 배달료도 한 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가까운 식당이라면 직접 걸어가 음식을 받아오는 것이 이득이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기도 하지요. 여기에 물가 고공행진이 더해지면서 이런 추세는 더 강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조만간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배달앱 사업자가 음식점으로부터 수수료를 과도하게 떼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올해 국정감사장에는 배달앱 사업자 임원들이 나와 의원들에게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요.

현재 정부는 업계 자율규제를 통해 배달 수수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첫 현장 행보로 배달앱을 사용하는 음식점주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당시 한 위원장은 "배달앱, 입점업체, 소비자, 배달기사는 '4인 5각'의 상생 관계"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처럼 부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배달 수수료가 책정되기를 바랍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기정(오른쪽 세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9월 22일 서울 중구 한 치킨집에서 배달 플랫폼 업계 3사 대표자들과 배달앱 입점 점주들과 배달 플랫폼 업계 현장 방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 자리에 앉은 맨 위부터 서성원 위대한상상(요기요) 대표이사,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범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이사,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 왼쪽 자리 가운데 두명은 치킨집 업주와 인근 국밥집 업주.  2022.09.22.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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