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의 비알리아츠키 그리고 우크라 시민자유 센터, 러시아 메모리얼
7일 노벨평화상을 선정하는 노르웨이 선정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서로 국경을 맞댄 인접국들인 우크라이아, 러시아, 벨라루스 각 3국의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및 단체들이며 "인권, 민주주의 그리고 인접국 간의 평화공존을 헌신적으로 주창해온 이 부분의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많은 나라의 인권 운동가와 단체 중 현재 세계 최대 현안이며 위기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과 가장 긴밀하게 관련되는 나라들인 이들 3개국을 뽑은 것이 주목되고 있다.
위원회의 선정 이유 설명 후 취재진에서 이 같은 선정과 "오늘이 다름아닌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인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당연히 선정위원회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3개국 인권 챔피언 선정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커다란 연관을 갖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점은 올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력하게 거론되거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던 사실과도 맥이 통한다. 그러나 선정위원회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선정하기에는 러시아에 대한 의식 등 용기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들린다.
개인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는 벨라루스가 옛소련 해체로 독립하기 직전인 1980년대 중반부터 벨라루스의 인권 신장을 위해 온 몸을 받쳤던 인물로 현재 1991년 독립 후 철권 집권하고 있는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의해 지난해 봄 투옥되었다. 루카셴코는 2020년 부정 및 조작 투표의 대통령선거로 집권을 연장했으며 야당 여성 후보는 망명했다.
선정위원회는 이번 선정으로 비알리아츠키에게 해가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의 석방을 루카셴코에게 촉구했다.
수상 인사와 단체는 각국의 취약한 인권 토대를 구축하고 신장하는 데 커다란 업적을 세웠으며 이 과정에서 총칼을 앞세우는 권력에 대한 용기 있는 비판 그리고 시민 기본권이 보호받는 법체제의 요구를 줄기차게 벌여왔다.
우크라 수상 단체인 시민자유 센터는 우크라의 인권과 민주주의 진전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우크라 독립 후인 2007년 민권 고양의 시민조직 강화에 매진하고 우크라에서 완전한 민주주의가 구현되도록 애썼다.
시민자유 센터는 러시아의 메모리얼과 함께 정권의 권력남용과 인권유린 상황을 꼼꼼이 기록했으며 나아가 전쟁범죄 기록까지 도맡았다. 올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시민자유 센터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대상 전쟁범죄 및 반인륜 행위를 조사하고 기록해 혐의 범죄자들의 처단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메모리얼은 옛소련 해체 직전인 1987년에 공산 정권의 탄압을 받았던 수많은 희생자들이 망각되서는 안 된다는 인권운동가들의 각성 속에 설립되어 탄압과 박해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푸틴 집권 초기에 벌어진 남부 체첸공화국에 대한 러시아와 친러시아 체젠 세력의 잔학한 전쟁범죄와 인권유린을 증거와 함께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메모리얼은 '과거의 인권 범죄를 철저히 파헤치고 그 실상을 알아야 새로운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믿음 속에 조사와 기록 작성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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