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살해후 극단 선택'…이런 부모 매년 20명씩 있다

기사등록 2022/10/05 11:06:33

2013~2020년 8년간 160명, 한해 평균 20명

"자녀는 부모 소유물 아냐…위기가정발굴 필요"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매년 평균 20명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제출받은 '2013~2020년 자살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년간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한 부모는 160명으로 한해 평균 20명에 달했다.

과거에는 '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용어가 쓰였으나 최근에는 어린 자녀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인은 경제적 문제가 34.3%로 가장 컸으며, 정신건강문제가 26.3%로 뒤를 이었다.

가해자가 여성인 비율이 55.6%로 남성(44.4%)에 비해 높았고 전업주부인 경우가 21.9%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30~40대가 69.4%를 차지했다.

그러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자살예방 중앙정책지원기구인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팀 7명이 연평균 142건의 심리부검을 시행하는데, 이는 연간 전체 자살사망자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자살고위험군 수에 비해 사례관리 인력도 부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정부에 등록된 자살고위험군은 2만241명인데 전담인력은 467명에 불과해 한 명당 43.3명을 관리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런 사건들은 '동반자살'이 아닌 엄연히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사건"이라며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라는 인식 전환과 위기가정 발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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