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윤석열차' 그림에 "엄중 경고" 논란
민주 "고교생 그린 풍자화마저 문제삼는가"
전용기 "尹, UN서 '자유' 강조했지만 핍박해"
김남국 "진흥원, 감사당하는거 아닌지 걱정"
장혜영 "고교생, 대통령 풍자할 자유 없는가"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 등을 풍자한 그림에 대해 경고를 한 정부를 향해 "언론 탄압도 부족해 문화 탄압에까지 나선 것인가"라며 공세를 취했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4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입만 열면 말하는 자유에 속하지 않는 것인가. 언론 탄압에 이어 문화예술 탄압에까지 나선 것인지 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상근부대변인은 "정부가 문화예술 공모전과 수상작을 문제 삼는 것은 권력을 동원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막겠다는 반문화적,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문화는 국민의 영혼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탄압은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국민의 영혼을 말살하는 행위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다.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마저 문제 삼겠다니 한심하다"면서 "풍자화도 국민의 목소리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풍자화를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반성의 계기로 삼는 것이 민주 정부의 자세다"고 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자유다. UN연설에서도 21차례나 언급했고 취임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단어였다. 그러나 정작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핍박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자유이며 인권인가"라며 "만화의 기능 중 하나가 비판과 풍자다. 윤석열 정부의 자유에는 비판과 풍자는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인가. 앞으로는 정부의 눈엣가시인 신문사 만평도 검열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웃음으로 넘기거나 반성할 사안에 대놓고 정색하는 윤석열 정부의 옹졸함이 우습다 못해 두려워진다"며 "이 정도의 풍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슨 국격을 논할 수 있는가. 윤석열 정권은 그림 풍자 행위에 칼을 들이대는 행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현실을 신랄하게 표현한 그림이다. 누구도 폭주하는 '윤석열 열차'를 멈출 생각이 없다. 바른말을 하면 '이XX 저XX' 하면서 화내기 때문일 것"이라며 "(수상작을 선정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또 고발당하거나 감사당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고등학생에게는 현직 대통령을 만화로 풍자할 자유가 없는가"라며 "아니면 현직 대통령이나 영부인, 검찰을 풍자한 작품은 수상작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가. 윤석열 정부의 금과옥조 '자유'는 역시나 말뿐이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날 폐막한 제2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장에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가 전시됐다.
고등학생이 그린 만화로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자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조종석 위치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열차에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서 있다.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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