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약오염국]②SNS→텔래그램→던지기…더 은밀해진 거래방식

기사등록 2022/10/01 08:00:00 최종수정 2022/10/11 10:07:10

SNS·익명 채팅·가상자산 통해 '비대면' 거래화

온라인 마약 거래 텔레그램 72.8%…추적 회피

10~30대 마약사범 2940명 검거…나날히 증가

학생 마약사범, 2018년 140명→지난해 346명

트위터에서 이뤄지는 마약 거래 홍보글 (사진=트위터) 2022.09.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사기 걱정 NO 안전한 거래", "전국 드랍 인증"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가운○'이라는 키워드를 집어넣자 채 1초도 되지 않아 마약 거래를 홍보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지퍼백에 나눠 담은 마약류 무더기를 찍은 사진부터 직접 주사기로 마약을 투약하는 동영상 등 자극적인 장면도 여과없이 검색이 가능했다.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유명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45·김민수)가 최근 구속되는 등 유명인의 마약류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며 관련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마약 사건이 더는 연예인 등 유명인과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 특히 젊은 층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만나는 식으로 음지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마약 거래가 '온라인 비대면' 거래로 변모한 게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SNS와 익명 채팅앱, 가상자산 거래의 활성화가 만든 마약 신(新)풍속도다.

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트위터나 포털사이트에 '아이스○○○', '찬○' 등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하면 대략적인 거래 방법을 담은 글이 쏟아진다.

판매자들은 SNS 홍보글에서 "퀄리티(질)로 승부", "안전 거래", "신속 배송" 등을 표방하며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접촉을 위해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 아이디도 올려두는 경우가 많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이 지난 4~8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온라인 마약 불법 유통·판매 적발 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49건 중 72.8%(1419건)가 텔레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카카오톡이 10.7%(210건), 라인이 4.1%(80건), 홈페이지가 2.1%(42건) 순이었다. 텀블러·전화 등 기타 경로도 10.1%(198건)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마약 거래의 대다수가 텔레그램으로 이뤄지는 것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데다가 수사 추적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대금은 대개 가상화폐(가상자산)으로 지불한다고 한다.

홍보글에 거래 장소로 추정되는 사진 여러장을 올리며 "○층으로 올라가라", "복도 끝 ○○○를 열어보면 된다"는 식으로 안내 메시지를 첨부한 경우도 있다. 마약 구매자가 돈을 보내면 판매자가 사전에 약속한 장소에 마약을 감춰두고 찾아가게 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젊은 층에 익숙하고 접근이 쉬운 SNS와 인터넷이 마약 유통·홍보의 온상이 되면서 10~30대 마약사범은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경찰이 검거한 마약류 사범 가운데는 10~30대가 29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04명)보다 17.4%(436명) 늘어났다. 단순 호기심에 접근했다가 중독돼 반복적으로 투약하는 젊은 층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민주당 의원(경기 안양만안)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 마약류 사범은 140명에서 346명으로 약 1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사범이 3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폭이다.

올해 8월까지 학생 마약류 사범은 이미 255명에 달한 상태라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발표된 대검찰청의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도 19세 이하 마약사범이 4년 전보다 278.2% 증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SNS나 웹사이트를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잠입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비대면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사의 폭을 넓혀주고, 익명신고 제도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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