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 메타버스 경쟁 시작…플랫폼·콘텐츠 속속 공개
엔씨, 내달 '미니버스' 첫 공개…채용 직무설명회에 활용
넥슨, '메이플스토리 월드' '넥슨타운' 국내 시범 서비스 시작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메타버스 시장이 국내 게임사들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수 만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로 게임 커뮤니티를 확장해 팬덤을 강화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광고 등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한다.
2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슈퍼캣, 크래프톤에 이어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를 속속 공개하고 테스트하면서 신규 사업 확장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특히 소문만 무성했던 엔씨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공개된다. 2022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앞두고 오는 10월 7일 열리는 직무 설명회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miniverse)'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미니버스는 엔씨 내부 조직인 '미니버스실'에서 자체 개발 중이다.
넥슨은 ▲대표 IP(지식재산권)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해 누구나 나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게임 속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넥슨타운'을 개발 중이다.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탈중앙화 웹3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 미글루' 준비하고 있다. 컴투스는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 및 엔피와 메타버스 전문 조인트벤처(JV)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현실 세계의 경험을 그대로 옮긴 메타버스를 조성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넵튠이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는 컬러버스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의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바람의나라: 연' 개발사 슈퍼캣과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합작 법인 'ZEP'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ZEP(젭)을 공개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안에서 이용자들이 모여 영화, 드라마, e스포츠 경기 등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동일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함께 어울리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를 통해 기업, 브랜드와 협업하는 다양한 사업도 전개할 수 있다"며 "예컨대 메타버스 내 디지털 콘텐츠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고, 브랜드 홍보 이벤트를 전개하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 '미니버스' 내달 테스트 버전 공개…유저 창작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엔씨의 '미니버스'는 블록체인 기반 NFT(대체불가토큰), 가상자산을 연결해 독자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월 '미니버스'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예고했던 엔씨의 메타버스 전략은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소비되고 창조되는 생태계 구축이다. 엔씨는 이른바 '돈 버는 게임'으로 불리는 P2E(Play to Earn)와 다르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니버스는 ▲커뮤니티 모임 ▲스터디 그룹 ▲원격 수업 ▲재택 근무 등 다양한 온라인 모임을 즐길 수 있는 유저 창작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미니버스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3D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용자는 샌드박스 게임을 즐기듯 3D 메타버스 공간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당초 엔씨의 메타버스의 한 축으로 연결됐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와는 별개 서비스로 운영될 전망이다. '유니버스'에서는 아티스트들의 한정판 NFT 상품과 실물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K팝 팬들을 끌어들이고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월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메타버스는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분야다. 운영 중인 '유니버스'가 메타버스의 한 형태다. 계획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유니버스가 그 일부가 될 수 있지만 더 큰 개념"이라며 "게임과 비게임 콘텐츠가 융합돼 결국 이용자 입장에서 메타버스에 거주할 수 있는 니즈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넥슨, 현실과 연동되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목표…넥슨 게임 연결하는 '넥슨타운'
넥슨의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메이플스토리 월드'다.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이용자는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 리소스와 BGM은 물론, 직접 제작한 리소스도 마음껏 추가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나아가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월드' 내에서 가상세계를 넘어, 현실과 연동된 공간이 만들어지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넥슨은 지난 1일부터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국내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할 방침이다. 이용자들이 제작한 월드나 아바타 의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은 연내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서비스 지역 또한 추후 글로벌 대상으로 확대한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이용자들이 보다 원활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자 센터를 운영한다. 누구든지 월드 제작에 대한 개발 지식을 기초 단계부터 얻을 수 있게 단계별 학습 콘텐츠와 가이드 영상을 제공한다.
넥슨이 "버추얼 월드 커뮤니티 플랫폼"이라 소개하는 '넥슨타운'도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넥슨타운'은 넥슨 게임을 이용하는 모든 이용자를 연결하고, 이용자와 게임, 게임과 게임을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경험을 확장하고, 넥슨의 게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출발했다.
'넥슨타운'은 ▲아바타를 생성해 가상세계에 만들어진 콘텐츠를 즐기고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버추얼 월드' ▲넥슨의 게임들과 연동돼 게임 상점 이용, 이벤트 참여, 아이템 거래 등 게임 서비스 경험을 강화해주는 '통합 플랫폼'으로 구분된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타운을 통해 이용자들의 소통과 교류를 돕는 커뮤니티와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넥슨의 모든 게임 IP를 아우르는 자산들이 가상세계와 융합된 형태로 서비스되는 넥슨 게임의 허브를 구현함으로써 '넥슨이 꿈꾸는 모든 것이 가능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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