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엔서 첫 한일회담 추진…'그랜드바겐' 도출될까

기사등록 2022/09/21 06:47:28 최종수정 2022/09/21 08:03:47

뉴욕 현지시간 21일 오후 양자회담 가능성

尹, 그랜드바겐 방식으로 풀어가겠단 입장

배상 대위변제, 기금 등 논의…결론은 아직

같은날 한미 양자회담도…IRA 입장 전할 듯

[뉴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앞서 한국대표부석에 자리하고 있다. 2022.09.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넘어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기 위한 막바지 조율 중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날 오후(한국시간 기준 22일 새벽) 한일 정상이 2년10개월 만에 양자회담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양국 외교장관이 먼저 만나 의제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경우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 문제를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풀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그리고 이번 순방 출국 전 진행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랜드바겐 방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다만 일본 측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일본에서 출국하면서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정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드리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2.06.29. photo1006@newsis.com
일본 측에서는 한국 측이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한 불쾌함이 부각되고 있으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놓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했다가 자국 내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다소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관측이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제3자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한일 기업이 별도 기금을 기존 재단을 통해 변제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이 민관협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데다가, 무엇보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가 중단되지 않았기에 한일 양국 모두 부담이 없지 않은 만남이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논의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약식회담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관계개선 의지 공감대를 확인하는 정도의 메시지만 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계기 양자회담 후 4개월 만이며, 만남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한 후 약 3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 기업 차별 우려 등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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