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도 할 수 있는 차례상]'홍동백서'·'조율이시' 몰라도 된다

기사등록 2022/09/10 01:01:00 최종수정 2022/09/10 02:13:07

성균관, 차례상 표준화 방안 발표

음식 9가지면 충분...전 부치기 안 해도 되고

지방 쓰기 힘들면 사진 놓고 제사 지내도 돼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을 갖고 간소화 된 차례상 예시를 발표하고 있다. 2022.09.0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명절 때면 차례상 준비로 스트레스 받는 주부들이 많고, 급기야 부부싸움으로도 번진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명절증후군을 한 방에 날려줄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음식 9가지면 되고,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 '홍동백서'·'조율이시' 몰라도 된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성균관이 내놓은 간소해진 차례상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음식은 몇 가지가 적당한가.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을 올리면 된다.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나물·구이·김치·과일·술이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생선·떡을 놓을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상차림을 하는 것은 가족끼리 서로 합의해 결정하도록 한다. 각 가정의 형편에 맞게 음식을 하는 것이 전통적인 예법이다.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된다."

◆과일은 어떻게 놓나.
"그냥 편하게 놓으면 된다.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왼쪽부터 대추·밤·배·감의 순서로 놓는 것)'라는 표현은 없다."

◆명절 상징 전 부치기 꼭 해야하나.
"많은 시간과 공력이 들어가는 전 부치기는 더는 할 필요가 없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반드시 올리지 않아도 된다.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1501∼1570)은 유밀과(밀가루를 꿀과 섞어 기름에 지진 과자)를 올리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고, 명재 윤증(1629~1714)도 기름으로 조리한 전을 올리지 말라고 했다.  전을 부치는 명절이 아니라 가족과 뿌리를 생각하는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을 갖고 간소화 된 차례상 예시를 발표했다. (사진=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제공) 2022.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통 차례주 대신 와인이나 커피를 올려도 되나.
"술은 모든 음식의 정수라서 술을 올리시는 걸 권장한다. 하지만 기제사와 같이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고 정성으로 차례상을 준비한다면 뜻풀이 그대로 술 대신 찻물을 올려도 좋고, 정화수도 술 대신 올려도 좋을 듯 싶다."

◆고인이 생전에 즐겨 드시던 음식, 토마토·과자 등으로 차려도 되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를 보면 '살아 계실 때 먹지 않았던 물품으로는 제사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준 기록이 있다. 고인이 생전에 즐겨 드신 음식을 올리는 것이 예법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지방(紙榜), 꼭 써야 하나.
"지방을 쓰기 힘들다면 조상의 사진을 세워놓고 제사를 지내도 괜찮다.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성묘는 언제 해야 하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집도 있고, 차례를 지내지 않고 바로 성묘하는 집도 있다. 가족이 논의해서 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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