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국 친환경 정책, 요소수 사태 재발 우려…수입가격 상승도"

기사등록 2022/09/11 12:00:00

탄소중립, 우리 경제 미치는 영향 상당

"요소수 사태 재발 막으려면 공급망 다원화 필요"

"소비재 등 최종재 수출 비중 확대해야"

"화장품·식료품 등 녹색소비 선호 고려해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3일 오후 광주 북구 지야동 한 주유소에서 긴급 수입한 차량용 요소수가 화물차량에 주입되고 있다. 2021.12.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한 가운데,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면 중국산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일부 제품의 수급 차질 등 과거 요소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며 공급망을 다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11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중국 탄소중립 정책 현황 및 공해방지투자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 탄소중립 정책 추진이 중국과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중국은 세계 1위 이산화탄소(CO₂) 배출국이다.

한은은 중국 탄소중립 정책이 일부 부작용 발생 우려 등으로 당분간 시행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경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중국 산업구조가 첨단산업과 3차산업 등을 중심으로 고도화 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태양광 제품의 중국 점유율이 매우 높다. 2004년 40%대 초반이던 중국의 3차산업 비중은 환경규제가 본격화된 2010년대 들어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50%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또 재생에너지 산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창출 효과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탄소감축 속도에 따라 2019~2030년 중 60만~200만개의 일자리 순증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향후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재생에너지 부문 등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의 수출은 산업별로 영향이 상이하지만 탄소중립 정책 지속에 따른 경쟁력 제고로 긍정적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은은 "탄소중립 정책은 추진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중국경제의 경쟁력을 제고할 전망"이라며 "탄소중립 정책 추진은 중국에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신성장동력 확보, 고용창출 효과 확대, 대외규제에 대응한 수출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양국 간 기후변화 협력 중단 등이 탄소중립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중국 정부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기후변화 등 8개 분야의 대미 협력을 중단했다.

한은은 "다자간 협정 참가 및 국내 탄소감축 목표 등에는 변동이 없으나, 양국 간 갈등은 중국 및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對中) 무역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증분석 결과처럼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중국경제의 서비스화가 촉진되면서 중국의 상품 수입구조 변화도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일부 중국산 수입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육성 정책으로 인해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수산화리튬 등 일부 중국산(産) 수입품의 가격이 7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2%나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말 요소수 품귀 사태와 같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일부 제품의 수급 차질이 발생할 리스크도 상존한다.

한은은 중국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망을 다원화 하고,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중국 정부의 친환경소비 지원정책, 중국 소비자의 녹색소비 선호 등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은은 "산업구조 변화로 일부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상승, 수급차질 리스크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한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태양광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망 다원화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구조로의 전환에 대응해 소비재 등 최종재 수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국 소비자들이 소득별로는 고소득층, 상품별로는 화장품·식료품 등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만큼 우리 기업들은 친환경 원료·패키징을 사용한 고급 소비재 개발 등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