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연휴기간 24시간 비상근무체계 가동
추석 연휴, 안전관리 소홀 등 사고 위험 높아
전날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노동자 끼임 사망
올해 설에도 삼표산업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태풍 피해복구 과정서 더 큰 사고위험 존재도
공사 기간이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다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올해는 태풍 '힌남노' 피해에 따른 복구 작업까지 겹치면서 사고 위험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번 연휴 기간 본부와 전(全) 고용노동지방관서가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며 산업재해 사고에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이 기간 휴업에 들어가지만, 일부는 불가피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험 상황 신고 등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추석과 같은 긴 연휴는 산업 현장에서 대표적인 '안전관리 취약시기'로 불린다.
연휴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마음가짐이 느슨해질 수 있는 데다 작업을 서둘러 마치기 위해 안전조치에 소홀할 수 있어서다. 연휴가 지난 후에는 중단한 기계를 정비, 재가동하면서 끼임 등 사망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추석 연휴를 전후해 10일간 발생한 산재 사고 사망자는 일평균 2.27명으로, 그 외 기간(1.88명)보다 20.7%(0.39명) 많았다.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 8일에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 A씨가 철강 막대(환봉)을 천장 크레인으로 차량에 싣는 작업 중 환봉과 차량에 끼여 숨지기도 했다.
이러한 노동자 사망 사고는 올해 설 연휴에도 발생한 바 있다.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월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골재 채취 작업 중 토사가 무너져내려 작업자 3명이 매몰돼 숨졌다.
이는 노동자 사망 사고 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로, 고용부는 삼표산업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태풍 영향에 따른 침수 피해로 49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중단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연휴 기간에도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 오는 10일부터 고로(용광로) 3기를 순차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현장뿐 아니라 주택과 상가 등에도 지방자치단체 소속 근로자들이 투입돼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태풍 이후에는 침수로 인한 감전, 질식, 붕괴 위험 등 재해 복구 과정에서 더 큰 사고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위험 요인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고용부는 강조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국내에 태풍이 상륙한 이후 발생한 산재 사고 사망자는 일평균 3.2명으로 평소(2.8명)보다 14.3%(0.4명) 많았으며, 특히 건설업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에 고용부는 기계·기구 사용 시에는 반드시 절연 상태에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침수된 기계는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토사 붕괴 예방을 위해서는 기울기와 옹벽 등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금은 태풍 피해 복구와 추석 연휴로 이어지는 안전관리 취약시기인 만큼 지방관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은 현장에서 사고 예방을 총력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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