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살았으나 아들은 끝내…'힌남노'가 낳은 포항의 슬픔

기사등록 2022/09/07 14:06:37 최종수정 2022/09/07 14:42:09
[포항=뉴시스] 전신 기자 = 해병대 특수수색대와 중앙119구조대원이 7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2022.09.07. photo1006@newsis.com


[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경북 포항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비극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침수로 지하주차장에 갇혀 15시간만에 50대 엄마는 생환했으나, 함께 손잡고 들어간 10대 아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인덕동 A아파트 오전 7시41분께 실종신고가 접수된 7명 중 2명이 생존하고 5명이 사망했다.

이들 가운데 두 번째로 발견된 김모(52·여)와 여덟번째로 발견된 김모(15)군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슬픔을 더하고 있다.

모자 관계인 이들은 태풍이 포항을 관통한 지난 6일 오전 6시께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지상으로 이동시키러 갔다.

평소 엄마를 너무 좋아해 '엄마껌딱지'로 불린 김군이 이날 역시 김씨를 따라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김군은 오히려 앞장서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러나 인근 하천이 갑작스레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흘러들어왔고, 침수되면서 이들 모자는 생이별을 당했다.

소방당국의 수색 과정에서 무려 15시간만인 오후 9시41분께 발견된 김씨는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실종된 7명 중 50대 여성이 생존상태로 구조됐다. 현재 실종된 7명 중 2명이 생존상태로 구조됐다.(사진 = 경북소방본부)2022.09.06 righ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말그대로 기적이었다. 현장에 있던 가족과 친지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아직 나오지 못한 김군을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김군은 다음날 0시34분께 심정지 상태로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다.

같은 공간에 함께 들어간 엄마와 아들은 끝내 함께 돌아오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자가 수색대원들에 의해 각각 발견될 당시의 위치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6일 오전 7시41분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신고를 접수, 수색한 결과 7일 오후 1시까지 9명을 구조했다.

이들 중 김씨를 포함한 2명은 생환했으나, 7명은 이승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인명피해는 포항지역에서 총 11명으로,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9명, 오천읍 아파트 지하주차장 1명, 급류 휩쓸림 1명 등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인명피해와 관련해 추가 수색에 들어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해병대, 해경 등과 함께 수색인원 55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미 여러 차례 수색했지만 추가로 수색해 인명 피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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