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에펠탑 29개 들어갔다?

기사등록 2022/09/07 17:38:29

OHT 1850여대 이동하며 반도체 공정 이어가

생산 내부 시설 '클린룸' 클래스1000 유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P3(3라인) 건설에 투입한 철근 양을 따지면 파리 에펠탑 29개와 맞먹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P3의 단적인 규모를 설명하며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7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동에 위치한 현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피에트 몬드리안의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건물 외벽 디자인이 멀리서도 삼성전자 캠퍼스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인 평택캠퍼스는 고속도로에서 봤을 때부터 압도적 규모가 한 눈에 들어왔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난 장소도 바로 이 곳이다. 3라인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었다. 양국 정상이 만난 시점에는 3라인이 가동되기 전이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이곳에서 웨이퍼를 투입해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반도체 제조시설은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된다. 건물에 들어서자 보안 지침상 와이파이 사용이 불가능했고, 휴대폰 카메라에는 촬영 방지를 위해 보안 스티커도 부착했다.

평택캠퍼스는 현재 P1, P2, P3를 가동 중이다. 지난 2017년 가동을 시작한 P1에서는 메모리를, 2020년 가동한 P2에서는 디램과 (DRAM)외 차세대 브이낸드(v-NAND)를 생산하고 있다. P3에서는 지난 7월부터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생산에 돌입했다.

평택캠퍼스에는 생산시설과 함께 거대한 GCS(Gas Chemical System)동도 자리잡고 있다. GCS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가스와 화학물질을 보관하는 장소다. 안전상 이유로 보관 건물에 있는 다리를 통해 필요할 때에만 화학물질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평택캠퍼스에는 GCS를 잇는 다리 외에도 각 건물을 잇는 통로가 유독 많았다. 이는 보안을 위해 사무동과 생산라인을 분리 배치하며 다른 건물로 이동하는 통로를 따로 만들며 생긴 것이다.


[서울=뉴시스]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도체 생산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P1으로 이동해야 했다. P1 3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청정 시설) 시창 투어가 가능했다.

불투명 유리 같았던 블라인드가 걷히며 거대한 내부가 공개되자 일부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육안으로는 그 끝을 확인할 수 없는 거대한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의 핵심 설비인 OHT(웨이퍼이송장치) 1850여대가 빠르게 이동하며 반도체 공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클린룸 내부에 혈관처럼 퍼져있는 OHT는 스스로 최적 경로를 파악해 공정에 맞춰 움직인다. OHT는 약 8~9㎏에 달하는 웨이퍼 24장을 싣고 사람이 조깅하는 것보다 조금 빠른 수준으로 이동하며 다른 OHT와 스스로 거리를 조절했다. OHT는 삼성 자회사인 세메스가 만든 기계로 모든 OHT에는 삼성 로고가 그려져 있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100% 자동화로 진행하지만 보완 작업과 기계 점검 등에서는 엔지니어의 손이 필요하다. 이에 생산 시설 내부에서 방진복을 입고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자들이 눈에 띄었다.

작업자들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머리카락은 물론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채로 일한다고 한다. 클린룸은 '청정'에 가장 민감한 만큼 극도로 환경이 통제되고 있었다.

클린룸 청정도는 클래스(Class)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클래스 당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1피트인 정육면체 공간당 포함하고 있는 0.5㎛크기의 먼지 개수를 뜻한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에 적용하고 있는 클래스1000을 유지하고 있다. 1세제곱피트당 크기가 0.5㎛(미크론)인 먼지가 1000개 정도만 존재할 정도로 깨끗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6라인까지 짓기로 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EUV 노광 장비로 14나노 D램과 5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의 기치를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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