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K뷰티가 일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중국 시장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일본 내 K뷰티 수요가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수출 성과만 봐도 지난해 국내 화장품의 일본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7억 8412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 순위는 일본이 2020년 4위에서 지난해 3위로 올라섰다.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은 일본 현지 대표 이커머스 라쿠텐과 큐텐에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자체 브랜드(PB)와 다양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올리브영관'을 운영 중인데, 매출이 갈수록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올리브영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이처럼 일본 내 K뷰티 선호도가 높아지며 실적 내리막길을 걷던 화장품 로드숍의 약진도 눈에 띈다. 국내 화장품 구매 채널이 화장품 로드숍 중심에서 멀티숍과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에이블씨엔씨, 네이처리퍼블릭 등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은 수년 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 로드숍이 올해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는데 그 배경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꼽았다.
실제 에이블씨엔씨는 일본, 중국, 미국에서 법인을 운영 중인데 지난 1분기 9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 역시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의 배경은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으로, 해외 법인 중 순이익은 낸 곳은 일본 법인이 유일하다. 올해 상반기 에이블씨엔씨의 일본 법인은 현지 드럭 스토어, 이커머스 매출 성장에 힘입어 2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글로벌 법인 중 일본 법인만이 상반기 1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올해 초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5년 공장 가동이 목표다. 코스맥스는 국내 고객사의 일본 진출을 돕고, 현지 고객사의 국내 수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한류 바람이 다시 불면서, K뷰티 수요 역시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라며 "우수한 국내 브랜드를 지속 발굴해 일본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하며 K뷰티 열풍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