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발달장애인 전국 25만2000명 집계
'우영우' 자폐 3.2만명, 지적장애 21.9만명
7.3세에 장애 첫 발견, 11.8세에 진단 받아
20%만 취업 성공…48.1% "소득보장 필요"
보호자 35% "사후 남겨질 장애가족 걱정"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인기 드라마가 조명한 발달장애인이 지난해 6월 기준 최소 25만2000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를 처음 발견하는 시기는 평균 7.3세로, 장애 진단을 받는 시기는 약 4년 뒤인 11.8세였다. 발달장애인 22.5%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가족 등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18.4%는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달장애인을 주로 돌보는 사람은 66.2%가 모친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교육, 건강, 경제생활 등 영역별 생활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발달장애인 또는 보호자 1300명을 방문해 면접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지적 장애, 자폐성 장애 등 등록발달장애인은 25만2000명으로, 이 중 지적장애인은 21만9000명(87.2%), 자폐성 장애인은 3만2000명(12.8%)이다.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010년(17만6137명)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발달장애를 처음 발견한 시기는 평균 7.3세로 나타났다. 자폐성 장애는 더 빠른 3.1세에, 지적장애는 7.9세에 발견됐다. 이후 평균 4.5년 뒤인 11.8세에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자폐성 장애는 4.6세, 지적장애는 12.8세에다. 10세 이전에 장애를 진단받는 경우가 자폐성 장애는 93.7%로 대부분이었으나 지적장애는 55.6%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발달장애 등록 시기는 평균 17.7세였다. 자폐성 장애는 7.1세, 지적장애는 19.3세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재학·졸업자가 38.6%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재학·졸업 22.6%, 중학교 재학·졸업 14.6%, 전공과 재학·졸업 9.9%, 무학 8.1%, 전문대 이상 재학·졸업 6.2%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는 특수학교를 다니는 비율이 42.5%로, 고학년이 될수록 일반학교 일반학급보다 특수학교나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는 비율이 높았다.
어린이집 이용 경험이 있는 12세 미만 발달장애인은 85.3%로 나타났다. 자폐성 장애아동의 경우 장애아 통합·전문어린이집 이용률이 58.2%였다. 지적장애아동은 일반어린이집 이용률이 53.5%를 차지했다.
발달장애인 36.4%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 중 '매우 나쁘다'가 5.8%다. 발달장애인의 절반 이상인 54.4%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정신질환이 30%, 고혈압 10.3%, 치과 질환 9%, 당뇨병 8.6%, 우울증 7.4% 순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은 37.7%로, 자폐성 장애인은 절반에 가까운 48.6%가 행동문제 등으로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지적 장애인의 경우 36.1%로, 주로 뇌전증으로 약을 복용했다.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사례는 22.5%로 나타났다.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사례는 18.4%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으로는 자신의 신체를 해치는 행동이 30.6%로 가장 많았고 물건을 파괴하거나 빼앗는 행동 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 20.9%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1.8%는 평일 낮시간을 주로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 답했다. 20.2%는 집에서 혼자, 13.9%는 복지시설, 11.3%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사기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지난해 11~12월로, 복지부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18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 중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는 6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의사결정을 본인이 하는 경우는 28.6%로 더 적었다. 타인이 결정하는 경우 부모가 50.4%로 절반을 차지하며, 형제·자매 8.8%, 배우자 6.1%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 33.4%, 즉 3명 중 1명은 미래에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5%는 건강, 21.7%는 일상생활 지원·돌봄, 10%는 재산 마련이나 생활비 등 경제적인 걱정을 갖고 있다.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취업자는 20.3%에 불과했다. 30.9%는 장애인 보호작업장, 9.3%는 장애인 근로사업장에 취업했다. 미취업자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15.4%다. 취업을 원치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 중 41.4%는 '본인이 취업을 원치 않는다', 40.1%는 '장애 정도가 심해 취업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발달장애인 가족 중 주로 돌보는 사람은 부모가 78.6%로 가장 많았다. 모친이 66.2%로 부친(12.4%)의 5배 이상을 차지했다. 주 돌봄자의 평균 연령은 56.6세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발달장애인 31.5%는 지역사회시설 이용과 외출의 어려움을, 30.2%는 학교 등 교육시설 이용 중단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32.6%는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51.9%가 가족 돌봄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으로는 34.9%가 '보호자 사후의 막막함'을 꼽았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12.2%, '발달장애인의 건강 악화' 6.9%, '경제적 부담'이 6.8%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사업은 장애인연금이 76.3%로 가장 높았다. 발달재활서비스는 44.2%, 장애아동수당 36.2%,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26.3% 순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시설은 주간·방과 후 서비스 제공기관 18.8%, 장애인복지관 18.1%,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 15.1%,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7.3% 등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 및 국가 지원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8.1%가 '소득 보장'을 꼽았다. 다음으로 ▲의료 16% ▲주거 6.7% ▲고용 5.8% ▲안전한 생활 5.1% ▲활동지원 4.6% 순으로 응답률을 보였다.
염민섭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발달장애인 장애 특성과 욕구 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첫 실태조사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을 마련하는 등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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