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장고 끝 '푸르밀' 인수 철회한 까닭은

기사등록 2022/09/06 10:49:25 최종수정 2022/09/06 10:51:43

LG생활건강 "푸르밀 인수 진행 안해…음료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검토"

푸르밀, 2018년 신동환 대표 취임 후 적자 지속...제품 다각화 부진

LG생활건강 로고(사진=LG생활건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음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제품 기업 푸르밀의 인수를 추진했던 LG생활건강이 결국 손을 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전날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

LG생활건강은 "당사는 음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본 건(푸르밀)에 대한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을 주력사업으로 하고있는 LG생활건강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화장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음료사업 부문을 꾸준히 키워왔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2009년 다이아몬드 샘물, 2011년 해태음료, 2013년 구론산 바몬드 등을 인수했다. 코카콜라를 비롯해 미닛메이드, 조지아,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등이 주력상품이다. 

푸르밀을 인수할 경우 주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료군을 유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푸르밀은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 가나 초코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을 제조 판매한다.
[서울=뉴시스]


하지만 푸르밀의 계속된 사업 부진이 LG생활건강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은 2018년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적자를 이어갔다. 실제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신대표는 고(故)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이다.

유제품업계가 단백질 시장 공략을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열을 올릴 때 푸르밀은 우유 등 유제품과 가공유 등 기존사업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잇단 리콜 조치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푸르밀은 앞서 지난달 21일 일부 제품에서 씨링 불량으로 누유가 확인됐다며 편의점에 납품한 가나초코우유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이후 열을 뒤인 31일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를 비롯한 가공유 제품 6종이 회수조치됐다. 푸르밀은 이에 대해 전주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보존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그러나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는데 신준호 회장이 부산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를 인수한 뒤 사모펀드에 매각해 핵심 기반인 부산에서도 외면 받는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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